아이티 대선, 팝스타 출신 대통령 탄생… 마르텔리 압도적 표차로 당선
입력 2011-04-05 18:06
인기 가수 출신의 정치 신인 미셸 마르텔리(50)가 압도적 표 차이로 아이티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계 최빈국이자 지난해 지진 참사 이후 황폐화된 아이티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아이티 임시선거관리위원회(CEP)가 4일 공개한 대선 결선투표 임시 개표결과에 따르면 야권 후보인 마르텔리는 전체 유효표 중 68%를 얻어 32%를 얻은 전(前) 대통령 영부인 미를란드 마니가(70)를 누르고 사실상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최종 결과는 16일 발표되지만 마르텔리는 조직적 부정선거 적발 등의 이변이 없는 한 당선자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그는 아이티 역사상 첫 연예인 출신 대통령으로 기록된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마르텔리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지지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그의 사진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기뻐했다. 마르텔리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이티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스위트 미키’라 불리는 마르텔리는 도발적인 무대 매너로 알려진 아이티 최초의 팝가수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변화’를 기치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아이티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그는 거리에서 지지자들과 북을 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할 만큼 이전 정치권 인사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신출내기가 정치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마르텔리는 주요 공약으로 경제발전을 내세우며 2012년까지 유엔평화유지군 철수, 아이티군 재건,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해 1월 지진 참사 이후 무너진 국가 재건과 세계 최빈국 탈출이 최대 공약이었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그의 입장은 국제사회가 지원한 100억 달러의 지진 재건 비용을 투명하게 집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지지가 두텁다는 점에서 집권 초기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도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