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원 인사로 정보소통 원활해지길
입력 2011-04-05 17:44
국정원 1, 3 차장 인사가 파격적으로 이뤄져 국정원 출범 이래 처음으로 ‘톱 5’가 전원 외부인사로 채워졌다. 특히 육군 소장으로 합참 민군심리전부장에서 발령받은 신임 이종명 3차장은 국가안전기획부가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처음 차장으로 발령 받은 현역 장성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이번 인사는 국정원이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에서 나타난 대로 대북 정보실패가 잦은 데다가 올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으로 국제 망신을 당한 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다. 인사를 계기로 국정원은 기강, 리더십, 정보 분야의 소통 등에서 새로운 기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수뇌부가 모두 정보통, 북한통이 아니어서 걱정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민병환 2차장은 15년 전 총리실에서 전입했고, 해외·북한 정보를 담당하는 신임 전재만 1차장도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중국전문가인데다 2009년 국정원으로 옮겨 조직문화에 익숙하다.
산업 보안·대북 공작을 담당하는 신임 이 3차장은 위관 시절 정보사령부에 30개월간 근무했고 1985∼87년 장세동 안기부장 비서실에도 파견 근무해 정보 문외한이라 할 수 없다. 더욱이 국군 특수부대의 신화를 만든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총지휘해 과단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적임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국정원이 제 밥그릇이나 챙기려 할 때가 아니다.
정보기관이 여럿인 나라에서는 기관 간의 경쟁 때문에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 9·11 테러를 막지 못한 데도 그같은 사정이 중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국가정보국(DNI)을 창설해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등 15개 정보기관을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지난해 북한 도발에 군과 국정원은 허둥지둥하며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우리도 정보 분야 간의 활발한 교배로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