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탈출 기독인, 잇단 테러에 급증세… 중동·유럽지역 정착 여의치 않아
입력 2011-04-05 17:57
극심한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난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정착지를 찾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독교 월간지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5일 인터넷 뉴스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이 이라크인들의 망명 신청을 거부했다가 인권단체 등의 개입으로 재추진되고 있다”며 “기독교인을 포함한 이라크 난민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와 인근 중동 국가에서 살던 기독교인들의 탈출 행렬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라크를 탈출한 주민은 140만명으로 이 중 절반이 기독교인이다. 이들은 인근 요르단과 시리아 등지로 빠져나가거나 일부는 미국과 유럽으로 향했다. 탈출 러시는 지난해 10월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성당 폭발 테러로 58명이 사망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이에 지난달 개최된 유럽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중동 기독교인들이 처한 곤경이 언급됐고 ‘중동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반대 권고안’이 채택됐다. 권고안은 중동에서 발생하는 종교적 폭력을 모니터링하고 종교적 이유로 망명하는 기독교인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47개 유럽회의 회원국에 이라크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난민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강제할 수 없다는 권고안이 전달됐다.
2010년 초반까지 국외로 탈출하지 못한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북부 모술 인근에서 살아왔다.
요르단 유엔난민기구 야라 후세인은 “이집트와 터키 등이 난민조약을 맺었으나 조건이 까다로워 결국 서방교회들이 도움을 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