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개교 100주년 기념 세계석학 초청 국제학술대회 “사회적 성결은 약자 위한 정의·분배 실현”
입력 2011-04-05 17:58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화 시대에 크리스천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우리가 개인 신앙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결을 위해서도 힘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가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4∼5일 개최한 ‘세계석학 초청 국제학술대회’에선 이에 대한 답변이 나왔다. 강사로 나선 도널드 데이튼(드류대) 민경석(클레어몬트대) 크리스토퍼 슈베뵐(튀빙겐대) 프랜시스 클루니(하버드대) 교수 등 해외 석학들은 세계화 시대에 교회가 더욱 정의·분배 문제와 성결운동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튼 교수는 17세기 영국 웨슬리언 부흥운동을 기점으로 시작된 성결운동의 역사를 짚어보고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웨슬리언 신학에 바탕을 둔 신앙 선배들은 과부와 고아 돕기, 노예제도 철폐, 아동노동 폐지 등의 운동을 전개해 왔다”면서 “이처럼 성결운동의 핵심은 복음적 평등주의와 사랑, 회심, 성화에 있었는데 복음주의 전통에 너무 동화되다 보니 사회적 관심이 결여되는 반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결운동 전통에서 볼 때 현재 교회의 위기는 성결을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으로 분리한 데 있다”면서 “진정한 갱신은 사회적 관심을 더욱 쏟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불평등한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전통적인 기독론(예수 안에서 인성과 신성의 연합, 피조세계 안에서 하나님과의 존재론적 연합)에 해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화가 가져온 신학적 도전은 경제적 불평등과 생태학적 파괴, 정치적·군사적 분쟁, 종교적 충돌, 문화적인 상업화에 있다”면서 “특히 2억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한 노동력 착취와 차별·학대 문제 등은 위기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신학적 도전을 극복하고 전 인류적인 ‘샬롬(평안)’을 추구하기 위해선 변증법적이면서도 영감이 있는 신학을 제시해야 한다”며 예수님의 선교사명과 사랑의 보편성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는 ‘내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부르짖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자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연합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베뵐 교수도 “정의란 국가나 문화, 민족 등에 제한받지 않는 전 지구적, 전 세계적 문제로, 모든 피조물에 해당되는 생태학적·보편적 과제”라며 “피조물이 내적 존엄성을 지니고 정의롭게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의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클루니 교수는 “종교다원주의 시대에 비교신학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더욱 심화·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