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파수꾼의 책임
입력 2011-04-05 17:43
에스겔 3장 16∼21절
40여년 전, 최전방 비무장지대 안의 GP(가장 작은 초소)에서 근무할 때입니다. 혹한 추위와 폭설 속에 야간 경계 근무를 서던 어느 날, 초병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고 있기에 무심코 저는 순찰을 돌면서 그들의 총을 갖고 와버렸습니다. 얼마 뒤 초병들은 총이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저는 임무와 책임에 대해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옛날식으로 표현하면 ‘파수꾼의 책임’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영적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사탄과의 영적 전쟁이라는 긴장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영적 전쟁의 승리는 영적 파수꾼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파수꾼이여 일어나라!”입니다. 이 시간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적 파수꾼으로 불러주심을 귀 기울여 들으시기 바랍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제2차 바벨론 포로로 끌려와 그발강가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포로 생활 속에서 철저하게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돌아설 때 희망이 있음을 선포했던 선지자였습니다. 이를 위해 그를 영적 파수꾼으로 부르시는 과정이 에스겔 3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부르심의 과정을 5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에스겔에게 하나님의 말씀인 두루마리 책을 받아먹으라고 하십니다(겔 3:1∼3). 파수꾼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게 하는 모든 능력이 하나님의 말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족속에게 담대히 고하고(겔 3:4∼7) 전할 때에 결코 두려워하지 말며, 어떤 반응을 보이든지 개의치 말며(겔 3:8∼11), 성령에 민감한 자가 되라고 하십니다. 주의 영이 그를 들어 올리시고 천사들의 찬송 소리를 듣게 하시며 여호와의 권능으로 에스겔을 감동시키는 놀라운 경험(겔 3:12∼15)을 한 후 에스겔은 두려워 떨었습니다. 얼마나 성령의 감동이 컸으면 그랬을까요? 오늘 우리를 돌아봅시다. 우리는 영적 파수꾼으로 깨어 있습니까?
둘째는 “파수꾼이여, 깨우치라!”입니다. 영적 파수꾼은 먼저 자신이 부르심을 받은 자로서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임무인 ‘깨우는 일’을 해야 합니다. 본문 17절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
파수꾼의 책임은 너무나 막중하여 그가 나팔을 불어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일순간에 아군은 공략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파수꾼은 언제나 자신이 먼저 깨어 있어 적의 상태를 판단하고 명확한 신호로 나팔을 불어야만 합니다. 악인도 의인에게도 나팔을 불어 깨우치게 해야 합니다(겔 3:18∼21). 만일 나팔을 불지 않아서 악인이나 의인이 죽임을 당하면 그 피값을 파수꾼이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무서운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듣고도 깨우치지 않는다면 그들 스스로가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영적 파수꾼의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까? 최근 전도 현장 이야기와 성도들의 간증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풋풋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감동을 받습니다. 어떤 거대한 사역만이 아니라 충성스런 파수꾼으로서의 자세로 순간순간 깨어 있어 주변을 돌아보며 주님이 보여주시고 들려주시는 대로 우리는 영적 파수꾼의 사명과 책임의 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삶의 전도자로서 깨어 복음을 담대히 외치는 성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재우 목사 (평택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