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 달아오른 증시… 괜찮은 펀드 없나요
입력 2011-04-05 21:26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 ‘부쩍’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ETF 제외)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8개월 동안 이어진 ‘펀드 환매행진’이 지난 2월 자금 순유입으로 멈춘 데 이어, 지난달 신규 유입자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09년 초 설정액이 약 85조원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2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펀드 설정액은 63조원. 과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따라 원금 회복과 동시에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도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주가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등 투자심리가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펀드 전문가들은 5일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는 환매보다 추가 불입을 통해 초과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떤 펀드가 좋을까=현대증권이 설정액 50억원 이상 펀드들을 대상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을 살펴봤더니, 펀드 유형별(성장·가치·테마형)로 수익률 편차가 13∼17%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펀드 선택이 중요한 셈. 연초 이후 수익률 및 자금유입 상위 펀드 목록을 통해 투자 유망 펀드를 살펴보자.
우선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수익률이 괜찮은 국내 주식형펀드를 추린 결과,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슈퍼뷰티자C/C1’이 14.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1C1’(14.73%)과 산은자산운용의 ‘산은2020 1A’(14.52%)가 뒤를 이었다. 이들 펀드는 코스피지수 상승률(2.72%)보다 5배 이상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들어간 펀드 가운데 소수 10∼3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 펀드’가 5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3개였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A’로 5600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대표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 펀드의 ‘원조격’으로 유명하다. 이어 알리안츠운용의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자C/A’과 KB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클래스A’에 각각 3700억원, 3400억원이 유입됐다. 자금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펀드들은 대체로 각 자산운용사들의 ‘간판(대표) 펀드’들이 많았다.
◇압축 펀드 대세 속 원자재·신흥국도 관심=수익률·자금유입 상위 펀드 상당수가 압축 펀드다.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펀드 형태로 개발한 상품의 일종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운용 성과에 따라 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성과가 펀드 매니저의 역량에 좌우되는 만큼 과거 수익률을 토대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하나대투증권 서경덕 연구원은 “상승장에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차별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선 리스크가 훨씬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편입종목이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가입할 것”을 당부했다.
이 밖에 중동 불안과 일본 지진 복구 사업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자재 펀드도 분산 투자 상품으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펀드 전문가들은 중동 불안이 해소돼 유가가 떨어지거나 하반기 중국의 긴축이 본격화되면 수요 둔화 우려 증대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최정원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신흥국 증시가 회복하면서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이익성장 전망도 괜찮은 러시아와 중국본토 펀드에 대한 비중 확대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