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읽기] 증시 강세 흐름, 환율 속도가 관건… 중장기 계획 세워라
입력 2011-04-05 17:53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여러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상승세를 보여준 시장이라면, 향후 조정이 오더라도 크게 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소강상태를 보이던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강화되면서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17일 이후 지속적인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고, 같은 기간 무려 3조7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통해 지수 상승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향후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은 환율 흐름이다. 그동안 강한 지지선 역할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지는 시점과 외국인의 매수세 강화 시점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속도’다. 원화가 강세로 가더라도 점진적인 속도라면 국내 수출기업들이 채산성을 충분히 적응시켜 나갈 수 있다. 다만,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적응이 어려울 만큼 환율이 빠른 속도로 내려갈 때가 문제가 된다.
하지만 최근 원화의 절상 속도는 2002년이나 2004년 말의 원화 강세 속도에 비해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중동 사태, 일본 대지진 문제 등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 1900선 하향 이탈 시도가 있었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지금은 역사적 고점까지 넘어서는 등 거침없는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의 장중 저점 대비 코스피지수는 24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이쯤 되면 급락을 걱정하던 분위기는 커녕 오히려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흐름이 진행된 것 아닌가 하고 과속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됐다.
물론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추세를 이탈하는 큰 폭의 조정이 아니라 상승 추세에서 나타나는 테크니컬한 조정이라면 굳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그리고 지금 시장 분위기로 봐서는 기술적 조정이 나타날 경우 그 동안 상승 과정에 올라타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시장에 참여할 기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매력적인 시장 진입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은 무난하게 2100선과 역사적 고점 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시점에서 사실 새로운 투자전략을 짜기란 쉽지 않다. 대신 뚝심 있게 중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게 오히려 최선의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테크니컬한 조정이 올 경우에는 외국인 선호주나 핵심 대형주, 그리고 내수 관련주 중심으로 매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 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