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1896년 15m짜리 쓰나미 악몽… 이와테현 후다이 어촌 구했다

입력 2011-04-04 18:30


지난달 11일 쓰나미로 태평양 연안의 일본 이와테(岩手)현 산리쿠(三陸) 해안가까지 궤멸되는 피해를 입은 상황에도 이곳의 한 어촌에서는 인명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화제다. 이와테현 북부 인구 3000명의 후다이(普代) 어촌이 화제의 장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후다이 마을에 높이 15.5m, 길이 155m의 방조제와 높이 15.5m, 길이 205m의 수문이 설치됐던 덕에 쓰나미로부터 마을을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후다이 마을의 방조제는 1967년 5800만엔, 수문은 84년 35억엔을 들여 완성됐다. 건설 당시 일본에서 ‘만리장성’으로 불리던 같은 현의 미야코(宮古)시 방조제 높이(10m)를 크게 넘어 “너무 높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고(故) 와무라 유키에 당시 촌장은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1896년과 1933년 두 차례 쓰나미로 이곳에서 439명의 희생자가 났었기 때문이다. 특히 1896년 쓰나미는 높이 15m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터라 그는 15m 이상의 방조제를 세울 것을 주민들에게 관철시켰다.

물론 이번 쓰나미로 방조제 바깥의 항구가 파괴되고 당시 배를 보러 나갔던 주민 1명이 행방불명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와테현 전체에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8000명을 넘어선 것에 비하면 미미할 정도다. 후카와타 히로시 촌장은 “조상의 쓰나미 방재에 대한 열의가 주민을 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쓰나미의 최고 높이가 37.9m에 도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도쿄대학 지진연구소의 현지조사를 인용해 이와테현 미야코시 다로(田老) 지구에서 쓰나미가 37.9m 높이까지 밀려간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