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美, 리비아서 전투기 철수… “이익 안돼” 자국 목소리 반영

입력 2011-04-05 01:40

미국이 리비아 전선에서 전투기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리비아 전쟁이 미국에 이익인지를 따지는 자국 내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특사는 터키와 그리스를 방문해 정전(停戰) 의사를 전달했다.

◇미국, 전선에서 철수=미 전투기와 전폭기, 무장헬기 등이 4일(현지시간) 리비아 인근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앞으로는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토 회원국의 전투기가 공습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리비아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게 아니며 후방에서 계속 전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군 철수는 형식적으로 작전지휘권을 나토에 완전히 이양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지만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으로 이해하는 게 더 타당하다. 전쟁이 미국에 이익인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기 때문이다.

제임스 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abc, CNN 방송에 차례로 출연해 “석유시장, 테러 위험성, 대량 이민 등 요소를 고려할 때 리비아 전쟁은 미국보다 유럽의 핵심 이익과 더 관련 있다”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도 미 의회 지도부를 중심으로 신중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리비아 특사 아테네, 앙카라 방문=압델라티 오베이디 리비아 외무차관은 3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만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독일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외무장관 디미트리스 드로우트사스는 성명에서 “리비아 당국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베이디는 4일엔 터키 앙카라를 찾아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외무장관을 만났다.

나토 사무총장과 터키 총리가 4일 비공개로 만나 리비아 휴전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리비아 안에선 카다피 아들들에 의한 권력승계 시나리오가 연이어 흘러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카다피의 둘째 아들 알사이프와 셋째 아들 사디가 카다피 퇴진과 함께 리비아를 입헌민주제로 이행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리비아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강경파인 넷째 아들 무타심과 여섯째 아들 카미스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자칫 형제 간 다툼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유럽연합(EU) 측은 “카다피의 아들들도 카다피 정권의 일부”라며 아들에 의한 권력승계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탈리아는 반정부 세력의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내 유일한 대화상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