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영업용車 ‘위태로운 질주’… 택시·렌터카 등 8대중 1대꼴 10년 넘어
입력 2011-04-04 21:49
택시 등 전국 영업용 승용차 8대 중 1대가 생산된 지 10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에서 운행되는 영업용 승용차는 5대 가운데 1대가 10년이 지난 노후 차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차량은 성능이 크게 떨어지고 결함이 잦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생산 연도별 영업용 승용차 현황을 4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전국 영업용 승용차 93만2494대 중 12.81%인 11만9427대가 2001년 이전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용 승용차는 택시와 렌터카(임대차량), 장례차량 등 특수여객 운송사업 차량을 의미한다.
생산된 지 10년을 넘긴 영업용 승용차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19.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남 18.84%, 부산·울산 각 17.66%, 인천 16.26, 전북 16.22%, 충남 15.31%, 충북 15.2% 순이었다.
차량 수로는 경기가 2만5539대(13.45%)로 가장 많았다. 영업용 승용차가 21만8797대로 가장 많은 서울은 10년 이상 경과한 차량이 6.93%인 1만5153대에 그쳤다. 제주 7.48%에 이은 최저 비율이다.
특히 배기량이 큰 영업용 차량일수록 노후 차량이 많았다. 배기량 2400㏄ 이상은 전체 52만2208대로, 그 가운데 22.4%인 11만6981대가 2001년 이전에 생산됐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영업을 허용하는 승용차의 연한은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최장 12년이다. 영업용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은 택시는 보통 4∼9년이고 렌터카는 5∼8년이다. 장례차량 등 특수여객 운송사업용 승용차가 최장 10년으로 가장 길다.
이 연한은 1년씩 두 차례 늘릴 수 있다. 10년 전인 2001년 이전 생산돼 현재 운행 중인 영업용 승용차는 대부분 개인택시와 렌터카라는 게 공단 설명이다.
10년 이상 운행한 영업용 승용차는 성능 저하로 사고 위험이 높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자가용에 비해 운행량이 월등히 많고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차량은 연한을 연장하기 전 의무적으로 안전검사를 받지만 거의 합격 판정을 받는 실정이어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4∼5년 된 택시는 60대 노인, 10년 넘긴 차는 거의 90대”라며 “이런 차는 진동과 소음이 운전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고 돌발 상황에서 신속히 반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