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목포 KTX, 결국 ‘저속철’… 정부, 기존노선 활용 고시·무안공항 배제

입력 2011-04-04 18:05

광주∼목포간 KTX 구축사업이 기존 노선을 고속화하는 방안으로 확정돼 그동안 빚어졌던 ‘저속철 논란’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졌다.

광주시는 4일 “국토해양부가 최근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통해 광주와 목포를 잇는 KTX 구간을 신설하는 대신 2017년까지 기존 노선을 고속화한다는 방침을 고시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노선은 구부러진 철로를 직선화하고 KTX만 운행하는 전용철로 48.6㎞를 신설하는 등 2조2000억원을 들여 광주∼목포를 시속 300㎞로 13분만에 주파한다는 기본계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변경, 기존 철로를 시속 230㎞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고속화하고 호남고속도로와 연계해 KTX 서비스 지역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비는 9000억원 안팎으로 대폭 줄었고 무안공항을 경유하게 해달라는 전남도의 줄기찬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철도망이 구축될 경우 광주∼목포간 KTX는 고속철과는 거리가 먼 저속철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열차속도 자체가 느린데다 전남 나주와 무안 등 일선 시·군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져 곳곳에 KTX 정차역을 추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주·목포 상공회의소 등은 “호남지역만 KTX 고속철의 사각지대로 남겨두겠다는 의미”라며 “게다가 기존 노선을 고속화하는데 그치면서 완공일정을 2017년까지 늦춘 점도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광주∼목포 구간을 포함한 제2차 국가철도망 사업은 올 상반기 국토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 노선을 확정하고 실시설계를 한 뒤 2013년 초 착공, 2017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