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동아리 ‘사이프’ 회원들, 낙산사 숲 되살리기 3년째 나무심기

입력 2011-04-04 21:25


고려대 사회공헌경영활동 동아리인 ‘사이프(SIFE)’ 회원들은 2009년 4월 초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를 찾았다. 2005년 발생한 산불로 잿더미가 됐던 인근 산은 그때까지 검게 그을린 황량한 모습이었다. 그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벌써 3년째다. 이들은 이번 주말에도 낙산사를 찾을 계획이다.

사이프는 5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낙산사 숲 되살리기에 앞장선 이들은 사이프 내 에코프로젝트(Eco-Project) 팀원들이다. 2009년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고민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낙산사 인근 숲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양양군 인근에서 군 생활을 마친 팀원 최찬(27)씨가 허허벌판인 낙산사의 상황을 전했다.

사이프는 즉시 실사단을 꾸려 낙산사에 다녀왔다. 고려대 심리학과 4학년 김윤정(24·여)씨는 “어렸을 때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낙산사를 봤는데, 2009년에 다시 찾은 낙산사는 황폐하다 못해 참담한 모습이었다”면서 “대지가 온통 숯 같았다”고 말했다.

기획 당시는 막막했다. 스무 명 남짓한 인원으로는 하루 종일 나무를 심어도 숲을 되살리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묘목의 구입비용과 이송 문제도 버거운 문제였다.

사이프 회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학교와 양양군에 도움을 구했다. 재학생들로 구성된 고려대 사회봉사단이 나무심기 사업에 동참했고 대학 측은 낙산사까지 차량을 제공했다. 양양군도 묘목을 구입해 낙산사 앞까지 옮겨 주는 일을 맡았다. 사이프와 고려대 사회봉사단원 등 100여명이 2009년 낙산사 인근에 심은 나무는 묘목 1000그루. 지난해에도 1500그루를 심었다. 폐허였던 낙산사 뒷벽 절벽은 이제 나무로 가득하다.

2년 연속 나무심기에 참여한 경영학과 4학년 김예원(22·여)씨는 “처음 심었을 때 50㎝ 정도였던 묘목이 지난해는 70∼80㎝ 정도로 자라있었다”며 “나무 1000그루를 심으면 7200만원의 기대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환경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과 3학년 김가희(22·여)씨도 “매년 조금씩 커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함께 자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승욱 정부경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