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김주신 한국3R환경산업 대표 “10년내 10개 장학회 설립 향해 뜁니다”
입력 2011-04-04 18:10
(13) 송파 인재육성 장학재단
지난 1일 오후 김주신 한국3R환경산업 대표의 사무실에서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 공장의 기계 소음이 끊이지 않고 들렸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김 대표의 얼굴에서 찡그린 표정을 발견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장학 사업에 목숨을 건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송파구 인재육성 장학재단을 비롯해 5곳의 장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새로운 장학회를 세우는 일에도 열심이다. 사업이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2009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환경과 사람들에 장학회를 설립했고 지난해는 사단법인 자연사랑에 장학회를 조직했다. 이들 신생 장학회를 통해 2년간 32명의 학생이 15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김 대표는 “2018년까지 8개의 장학회를 더 조직하는 것이 단기 목표”라고 말했다. 2008년 재활용쓰레기 분류 업체를 시작하면서 그는 10년 안에 장학회 10개를 조직하겠다고 다짐했다. 첫해는 새로운 사업에 적응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해부터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매년 새로운 장학회를 설립했고, 올해는 송파레이크로터리클럽에 장학회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김 대표가 장학 사업에 매진하게 된 것은 3년 전이었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10여년을 근무한 뒤 환경 폐기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에 10년간 종사했다. 그러던 중 민간투자형식의 재활용 쓰레기 분류업체 대표로 옮겨왔다. 그해 그의 나이 50세였다. 중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던 시점에 경험 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게 된 김 대표는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고민했다. 그 순간 그는 평생을 충북 음성에서 초등교육을 담당했던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평소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장학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김 대표는 “직접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이제 와서 진로를 바꿀 수는 없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눔 현장에서 소중한 멘티도 만났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청와대가 주최한 ‘나눔 봉사가족 초청오찬’에서 광주에서 올라 온 ‘예비 의대생’ 손정연(19)군을 만났다. 김 대표는 “요즘 사람들이 기피하는 외과를 선택해 세계 각지에 의료봉사를 다니고 싶다는 손군이 너무 기특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 손군의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올해 초 100만원을 지급했다. 김 대표는 “미국 뉴욕에서 환경 분야를 공부하는 아들에게는 환경산업을, 멘티인 손군에게는 봉사정신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