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비밀] 베드로의 섬김
입력 2011-04-04 17:54
초대교회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던 할례 논쟁은 AD 49년에 열린 예루살렘 총회에서 사도 바울의 주장을 적극 옹호한 베드로의 변론과 야고보의 지혜로운 중재로 원만히 수습되었다.
“저희가 작별하고 안디옥에 내려가 무리를 모은 후에 편지를 전하니 읽고 그 위로한 말을 기뻐하더라”(행 15:30∼31)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안디옥으로 돌아온 바울은 즉시 할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그 논쟁의 경위를 직접 글로 써서 발송했다.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 된 바울은 함께 있는 모든 형제와 더불어 갈라디아 모든 교회들에게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갈 1:1∼3)
자유의 선언문이라고 하는 이 서한의 수신자가 ‘갈라디아의 모든 교회들’이어서 ‘갈라디아서’라고 한다. 예루살렘 총회가 있기 전 1차 선교여행에서 바울은 구브로를 거쳐 버가에 상륙한 뒤 갈라디아 지역의 비시디아 안디옥과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등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베드로전서에도 갈라디아는 수신자로 언급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벧전 1:1∼2)
당시의 지도를 보면 갈라디아는 남과 북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바울은 남부 갈라디아에 속하는 비시디아,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등에서 복음을 전했고, 베드로는 본도 인근의 아미시아, 젤라, 타비움 등 북부 갈라디아에서 전도했다. 그러나 바울은 남부와 북부를 구분하지 않고 그대로 ‘갈라디아 모든 교회들’에 편지를 썼다. 이는 베드로가 바울에게 선교지에 관계없이 남과 북 갈라디아의 모든 교회에 예루살렘 총회의 결과를 알리는 편지를 써 보내라고 부탁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부 출신인 베드로는 자신이 좋은 문장으로 편지를 쓰기도 어려웠겠지만 바울의 주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뜻에서 바울에게 자신의 선교지도 포함해 써 달라고 의뢰했을 것이다. 그는 전에 난처한 자리를 피하려다가 바울에게 면박과 책망을 당한 적도 있으나(갈 2:14) 바울의 의견을 존중해 예루살렘 총회에서 그의 입장을 지지하여 변론했을 뿐만 아니라 편지도 부탁했다. 그것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거친 성격의 베드로를 그렇게 변화시킨 것은 예수의 말씀이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요 21:16)
작가 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