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개막축하 홈런잔치

입력 2011-04-03 22:15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프로야구가 개막 2연전부터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관중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KIA 주포 김상현은 3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장외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김상현은 4-1로 리드하고 있던 2회말 2사 만루에서 삼성 선발 카도쿠라 켄의 몸쪽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장쾌한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자신의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7번째 만루홈런. 김상현은 또 이날 그랜드슬램으로 개막전에서 팀이 삼성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패배한 아픔을 그대로 돌려줬다. 전날 삼성 채태인은 1-2로 뒤지던 8회초 KIA의 두 번째 투수 곽정철로부터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했다. 채태인은 2차전에서도 4회초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3일 광주 경기에서는 일본에서 돌아온 후 새로 둥지를 튼 KIA 이범호도 홈런포를 가동,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범호는 8-8로 맞서던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삼성 필승조 정현욱을 결승 솔로홈런으로 두들기며 팀에 첫 승을 안겨줬다. 화끈한 난타전을 펼친 양 팀은 개막전 2연전을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부산 사직에서는 지난해 타격 7관왕에 빛나는 ‘거포’ 이대호의 홈런이 빛났다. 롯데 이대호는 한화와의 경기에서 3회말 2사 후 한화 선발 안승민의 초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개막전에서도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포를 날려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이대호는 홈런 두 개를 쏟아내며 통산 16번째 2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의 홈런포는 3일부터 가동됐다. 한화는 1-1 동점이던 5회초 이대수가 롯데 선발 이재곤의 초구를 그대로 홈런으로 연결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6회 초에도 ‘차세대 거포’ 최진행이 바뀐 투수 김일엽을 상대로 솔로포를 날리며 3대 1로 승리했다. 전날 에이스 류현진을 내세우고도 충격의 패배를 당한 한화는 이대수, 최진행의 홈런포와 선발 안승민의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LG가 선발 박현준의 호투를 앞세워 서울 라이벌 두산을 7대 0으로 대파했다. 박현준은 두산 타선을 6⅓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동주와 김현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개막전에서 승리한 두산은 기회 때마다 나온 4개의 병살타로 흐름이 끊기며 영봉패를 당했다. SK는 짐 매그레인, 고효준, 정우람, 전병두가 효과적으로 이어던지며 넥센을 5대 3으로 제압, 2연승을 달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