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선거자금 10억달러 모금”… 막강한 자금력으로 공화당 압도 노려

입력 2011-04-03 18:57


‘10억 달러(1조1000억원)를 모아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이 재선 선거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하면서 내건 사실상의 ‘구호’이자 ‘전략’이다. 오바마 재선팀은 내년 재선에 역대 대선 사상 가장 많은 10억 달러를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선거자금 모금 규모로 일찌감치 대세를 결정짓겠다는 뜻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7억5000만 달러(8500억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대부분 소액 기부금이었다. 지난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개미군단 지지를 결집시키는 데 엄청난 힘을 발휘했고, 그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대선 선거자금 모금 캠페인의 사령관은 오바마 대통령이다. 그는 이르면 4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2012년 대선 선거운동 신청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절차를 밟으면 공식적으로 선거자금 모금을 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4일 시카고를 방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선거운동 자금 모금을 위한 행사에 참석한다. 이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을 우선적으로 돌며 모금운동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재선팀은 선거자금 모금 자체를 선거운동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개미군단 모금과 큰손들의 기부 모두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야 ‘10억 달러’ 목표 달성과 함께 대세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재선팀 핵심들=재선캠페인본부는 일찌감치 시카고에 자리잡았다. 백악관 선임보좌관에서 물러나 시카고에서 활동 중인 최측근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재선 캠프를 총괄 지휘할 계획이다. 2008년에도 선거를 지휘했던 그는 선거 전략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짐 메시나다. 그는 가장 중요한 선거자금 모금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주요 기부자 450명을 만나 ‘연말까지 각자 35만 달러씩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주요 기부자들은 지난 대선 때 25만 달러 모금을 책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나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거액 기부자들과의 접촉이다. 그는 이미 전국을 돌며 민주당 성향의 큰손들을 만나 ‘통큰 기부’를 호소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에서 물러난 로버트 기브스 전 대변인도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결국 재선팀에서 핵심적 활동을 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지율 올리기=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마(魔)의 50%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부 조사에서 가끔 50%를 넘고 있긴 하지만, 추세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올 들어 갤럽조사에서는 45∼48%의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50% 밑의 박스권 지지율은 경제회복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재선팀은 최근 실업률 호전에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건강보험 같은 개혁정책이 역풍을 맞는 것도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재선팀은 공화당이 본격적으로 건강보험, 금융개혁 등 개혁정책을 공격할 경우의 대응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자칫 악재로 작용될 수 있어서다.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단행하고, 리비아 군사개입을 주도하지 않는 것도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감안한 외교정책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