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한달… 충북 일선학교-학부모 엇갈린 반응

입력 2011-04-03 18:53

충북도내 초·중·특수학교의 무상급식이 시행된 지 한달만에 급식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충북도교육청과 각 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초·중·특수학교의 무상급식이 실시된 이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시설채소의 냉해 등으로 여파로 육류 등 식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급식질이 떨어지고 있다.

청주시내 모 초등학교의 경우 돼지고기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해 육류 제공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과일도 지난해에는 학생들에게 1주일에 3∼4회 제공됐으나 현재 1주일에 1차례 제공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질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학교 교사들의 주장이다.

여기에 식자재 공급업자들의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한 식자재 납품업자는 “무상급식을 실시하면서 가장 저렴한 단가로 최고 품질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난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뛰어 오른 물가는 반영하지 않은 채 최고 품질을 요구하면 식자재 공급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에 도교육청은 일선학교를 방문해 해결책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대안이 없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무상급식이 실시됐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집행을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무상급식 한 달을 보낸 일부 학부모들은 한달에 4만∼5만원씩 들어가던 급식비가 들지 않아 가계부담을 덜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모(44·여·충북 청주시)씨는 “직장에 다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급식문제가 항상 신경이 쓰였는데 무상급식을 실시해 큰 부담을 덜었다”며 “최근 돼지고기 값 등 물가가 급등해 급식 저하가 우려되고 있지만 아이가 급식이 맛있다고 해 별 불만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실시전의 식품비 단가는 도내 평균적으로 한 끼당 1597원, 무상급식 실시 후는 1648원이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