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기름값 ℓ당 100원 인하

입력 2011-04-03 22:11


SK에너지가 7일부터 3개월간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했다. 최근 고유가에 따른 기름값 인하 논쟁이 불붙은 이래 정유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린 건 처음이어서 향후 정유사들 간 가격인하 경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K에너지는 7일 0시부터 7월 6일까지 3개월간 전국 4400여개 SK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인하한다고 3일 밝혔다. 단, 주유 고객이 할인을 받으려면 신용카드나 할인이 적용되는 포인트 카드가 있어야 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주유 고객은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와 상관없이 결제 시 할인이 적용되며, 기존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 있을 경우에는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은 주유소에서 직접 발급받을 수 있는 주유할인 카드나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포인트인 ‘OK캐쉬백’ 카드로 환급받거나 다음 주유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SK주유소의 경우 주유 고객의 70~80%가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다”면서 “주유 고객 대부분이 가격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70.90원, 자동차용 경유는 1800.40원이었다. 정유사별로는 무폴 주유소가 보통휘발유 1945.40원, 자동차용 경유 1760.66원으로 가장 저렴했다<표 참조>. SK주유소의 인하 가격이 적용되면 무폴 주유소보다 휘발유는 약 68원, 경유는 51원 정도 저렴해진다. 물론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변동이 있을 경우에는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의 가격인하 조치로 경쟁사들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개뿐인 국내 정유사의 과점 구조상 시장 선도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다른 업체도 기존 가격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월 중순에도 SK에너지가 난방 등유 판매 가격을 내리자 경쟁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하했다. 하지만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경쟁사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 가격인하 여부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SK에너지의 기름값 인하 조치에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누겠다는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