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신었더니… 휜 엄지발가락 너무 아파요” 무지외반증 환자 4년새 77% 증가

입력 2011-04-03 21:50


마케팅 업계에서 일하는 7년차 직장인 정모(33·여)씨는 뾰족한 구두코 모양으로 휘어버린 양쪽 엄지발가락만 생각하면 우울하다. 보기에도 흉하고 눈물이 날만큼 아플 때도 많기 때문이다. 정씨는 “하이힐을 즐겨 신은 탓”이라며 “친구나 직장동료 대부분이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정책연구원은 3일 무지외반증 환자 수가 2005년 2만3561명에서 2009년 4만1604명으로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년 15%씩 늘어난 셈이다. 총 진료비는 56억원에서 208억원으로 3.7배로 늘어났다.

2009년도 환자를 살펴보면 성별로는 여성이 3만6384명으로 남성(5220명)의 7배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은 인구 10만명당 151명, 남성은 21명이 진료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남성(55%)과 여성(70%) 모두 증상이 축적된 40~60대에 환자가 집중됐다. 10대 이하의 여성 환자 수도 2005년 1459명에서 2009년 2546명으로 75% 증가했다.

무지외반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키를 커보이게 하고 멋도 내기 위해 구두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체중이 쏠린 엄지발가락이 신발 앞코 모양대로 변형되는 것이다. 휘어진 각도가 심하고 통증이 격해지면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순천향대학교 김연일 명예교수는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라며 “그럴 수 없다면 신발을 자주 벗어 발을 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