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이익 95조 '사상 최대'… IT·車·금융 탄탄 ‘잔치’ 이끌었다

입력 2011-04-03 22:07


지난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95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393개(국제회계 기준 도입 41개, 미도입 1352개) 12월 결산 법인의 2010 사업연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94조8435억원으로 전년보다 38.2%(26조2135억원) 늘었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20%에 육박했다. 막대한 순이익을 올린 대기업과 달리 코스닥 상장 중소·벤처기업의 실적은 별로 개선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IT와 자동차가 이끈 사상 최대 영업실적=지난해 95조원에 이르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었던 2007년 당시 영업이익이 70조원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대조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실적 호전 이유로 무엇보다 IT,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 등을 꼽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은 메모리반도체, LED TV, 스마트폰 등 IT 제품을 주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758.47%나 급증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약 17조3000억원으로 58.3% 올랐고, 순이익은 16조1465억원으로 65.43% 증가했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93.42%, 45.44%나 떨어져 국제회계기준(IFRS) 조기 적용 25개 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44.37%, 46.81%를 기록하는 등 자동차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자동차 부문의 도약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기계 등 다른 업종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이들 수출기업은 일본 엔화 등 주 경쟁국의 통화에 비해 저평가된 원화 환율 덕도 톡톡히 봤다. 경기회복세에다 제품 경쟁력 강화 등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금융업의 경우 매출이 9.36% 줄었음에도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2.10%, 50.21%나 늘었다. 이에 반해 주택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시멘트 수요 감소 등으로 건설(-41.62%)과 비금속광물(-55.24%)은 적자를 냈다.

◇코스닥 등록 중소기업들은 헛장사…양극화 심화=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비해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 상장사 실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유가증권 상장사는 45.91%라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순이익도 23조6000억원(73.26%)이나 늘었다. 반면 코스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20.29%가 늘었음에도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0.07%(20억원)로 제자리걸음했다. 금융업종에 속하는 9개사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상장사의 순이익은 0.43%가 줄었다.

특히 코스닥100지수 편입 79곳의 영업이익은 20.6% 늘었지만 순이익은 17.6%나 감소했다. 한편 IFRS를 조기 적용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25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6.07%로 개별 재무제표 작성 시 증가율 43.14%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56.03%에서 39.82%로 줄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