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원자로 식혀라”… 하루에 550t 주입 ‘물과의 전쟁’
입력 2011-04-03 21:45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는 원자로 냉각기능 회복을 위한 ‘물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원자로 냉각을 위해 매일 550t의 물이 주입되고 있고, 원자로 건물 주변에선 냉각 작업을 방해하는 2만여t의 고농도 오염수 처리가 한창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도쿄전력 등은 핵연료봉 노출을 막기 위해 매일 소방차와 레미콘 압송기 등으로 물을 주입하고 있다. 사고 이후 전력장치 고장으로 불가피하게 바닷물을 주입했지만 지난달 25일부터 외부 전력이 복구되면서 인근 댐의 물을 끌어와 사용 중이다.
원자로 건물 주변에선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 제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제1원전 1∼3호기의 터빈실과 작업 터널에 있는 오염수 1만3000t 등 원자로 건물 주변에 오염수 2만여t이 고여 있는 상황이다.
이 오염수는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0㎞ 떨어진 이와키 앞바다를 조사한 결과 바닷물 ℓ당 79.4베크렐(㏃)의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NHK방송이 이날 전했다. 이는 법정 기준치의 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 유출이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도쿄전력은 2일 2호기 취수구 부근 전기 케이블 보관 시설에서 20㎝ 정도의 균열을 발견했고, 이곳에 고여 있던 물이 바다로 직접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곳 물에서는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m㏜)의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됐다. 도쿄전력은 균열 봉합을 위해 콘크리트를 부었지만 실패했다. 3일엔 다시 특수소재인 고분자 폴리머와 신문지, 톱밥까지 사용해 균열 봉쇄를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처리를 위해 시즈오카(靜岡)시 해상공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저수용량 1만t의 대형 부유식 구조물 ‘메가플로트(Mega Float)’를 빌리기로 했다. 메가플로트에 오염수를 담은 뒤 흡착제를 넣어 방사성 물질을 침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또 원전의 추가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원자로 격납용기에 질소 주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일 전했다.
도쿄전력은 3일 원전 1·4호기 터빈실 지하에서 지난달 11일 대지진 직후 실종됐던 직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안에서 사망한 직원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 대응 지원을 위해 일본에 파견한 미 해병대 산하 방사능 처리전문부대가 현장에 도착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155명에 달하는 이 부대는 방사능 오염물질 제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