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환경개선의지 전무한 나라..환경적 회심 필요"

입력 2011-04-03 17:10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65·기독교환경운동연대 공동대표·사진) 명예교수는 30년 전부터 한국창조과학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전신인 한국공해문제연구소 등 기독교 환경단체에서 활동해왔다. 최근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김 교수를 만나 환경학자의 시각에서 원자력 문제를 짚어봤다.

-일본의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일본은 원전 안전지대라고 해서 원자력 발전소를 많이 지었다. 또 사고 나면 자기들이 조치를 다 취할 수 있다고 늘 장담해왔다. 자연의 힘이란 게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건데, 대자연 앞에 정말 겸손하질 못했다. 자기가 책임질 수도 없는 일을 벌여서는 안되지 않나 생각한다.

-핵이 왜 위험하고, 얼마나 위험한가?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점은 우리가 핵에 불을 붙일 수는 없지만 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번 우라늄에다가 중성자를 쏘아서 핵분열이 일어나면 그 이후로는 우리가 제어할 수가 없다. 방사성동위원소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그 다음 진행되는 것은 우리가 중단시킬 수가 없다. 단지 한다는 게 폭발 안하도록 하고, 열 식히도록 하고, 노출 안되도록 잘 차단시키는 것이다. 방사성동위원소 중에서도 플루토늄이 나오는데 플루토늄은 반감기가 2만4000년 정도 된다. 이것을 인간이 처리할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2만4000년이 지나도 반밖에 안없어지는데 누가 그걸 책임지겠나. 그게 굉장히 위험한 건데 인류가 정말 너무 무책임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 아니면 무슨 대안이 있나’ 라고 물어오는데 그게 아니다. 할 수 없을 것 같으면 할 수 없는 선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욕심을 부려놓고 거기다가 진단서를 갖다댄다는 건 옳지 않다. 우리가 이 땅에 있는 모든 걸 다 쓸 수 있다고 난 믿지 않는다. 성경에도 선악과를 놔두고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이것도 선악과의 종류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우리나라엔 21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이것만 해도 우리가 세계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것이다. 그런데 자꾸 더 올라간다. 전에는 30개 짓겠다고 했다가 32개로, 또 36개 짓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40개라고 얘기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사용량은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을 앞질렀다.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을 다 앞질렀다. 그런데 이들 나라들은 에너지를 다 줄이려 하고 있다. 독일은 2050년까지 지금 에너지 사용량의 55%까지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다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그 나라들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으면서도 계속 늘이는 데만 주력한다.

-역대 정부의 원자력 발전 정책을 비교한다면?
역대 정권들이 하나같이 원자력 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MB 정부 들어서 더 심해진 것 같다. 발전소 짓는 것만 에너지정책이 아니고 에너지 절약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에너지정책인데 후자에 대한 투자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시설을 더 짓지 않을 경우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인가?
지금 문제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많이 짓고 나니까 원자력 발전소를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큰 문제다. 그리고 밤중에 에너지가 남다보니까 심야전기를 쓰라고 권유한다. 남는 전기로 양수댐을 만들어 양수발전을 한다. 그것은 에너지를 그냥 하늘에 버리는 것이다. (양수댐은) 에너지 효율이 형편없다. 그런 걸 너무 많이 만들었기에 에너지 낭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전기난방을 많이 하고나니 오히려 겨울밤에 전기가 모자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또 발전소 짓겠다 그런다. 계속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이 고리를 끊어야 된다. 화력이나 원자력도 마찬가지만 양수 발전은 결국 물을 끓여서 한다. 이것은 에너지 효율이 절반밖에 안된다. 또 수송하는 데 에너지가 상당 부분 날아간다. 에너지 효율이 이렇게 형편없는데 어떻게 에너지가 없는 나라가 이렇게 에너지 낭비구조를 만들어놓고 또 더 지어야 한다고 할 수 있나. 잘못된 것이다. 고쳐나가야 한다. 지금 심야전기로 난방하는 것도 고쳐야 한다. 방면 재생에너지는 원자력이나 석탄발전소처럼 큰 발전소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 조그맣게 여러개를 만드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기술이 발달하면 결국 비용도 줄어들게 돼 있다. 아울러 산업체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이다. 건물만 하더라도 독일은 법을 만들어 적당 에너지 사용량의 일반 아파트보다 절반 이하로 하라고 규정해 놨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좋게 하는 게 발전소 짓는 것보다 값이 훨씬 싼 것이다. 그런 곳에 투자는 안하고 발전소에다 자꾸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을 리모델링 하고 난 뒤 에너지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 다음 클린턴 대통령이 성명서를 내기를 “앞으로 미국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에너지 효율이 굉장히 높아지는 것이다. 요즘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가 나오고 있다. 외부의 에너지를 하나도 안쓰고 자체적으로 냉난방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단열, 공기 순환, 냉난방도 잘 된다. 자체 내에서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자체 내에서 생산한다. 그런 식으로 하면 에너지를 얼마든지 많이 절약할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어떤 에너지를 쓰나?
태양열, 지열 등을 활용한다. 우리 나라도 몇 개 지어놨다. 이것은 비록 집짓는 데는 돈이 많이 들지만, 발전소 짓고 석유 수입하는 것보다는 경제적이라고 본다. 왜 그런 것은 안하고 자꾸 발전소만 지으려 하나. 지금 시골에 가면 전기난방을 많이 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단열이 안좋으니까 에너지가 많이 든다. 발전소 짓는 돈으로 그런 데 가서 집을 고치는 걸 도와주면 가난한 사람을 도와줄 뿐 아니리 에너지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된다. 그런 것들을 안하고 자꾸 큰 발전소 짓는 데만 투자하는 것이다.

-정부가 왜 그런다고 보나?
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겠나?(웃음) 핵발전소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들도 그게 하나의 사업이니까 자꾸 키우려고 하고, 전문가들도 가서 도와주고, 정부도 뭐가 맞으니까 서로 협력하는 것 아니겠나.그런데 조그만 집들 도와주는 것은 돈쓸 일도 별로 없고, 칭찬 들을 일도, 큰소리 칠 일도 별로 없으니까 관심을 안갖는 것이다.

-원전은 불가피하니까 기존 원전이 안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주장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그 생각 뒤엔 많은,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핵무기도 만들고, 또한 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있어야 국가에 힘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뒤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줄줄이 붙어 있겠나.

-최근 삼척에도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려고 하고 국내의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확산추세인데?
그걸 위해서 또 얼마나 좋은 당근을 많이 돌렸겠나. 뭐 지어준다 그러고, 돈 준다 그러고 말이다. 우리나라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사후처리 충당금을 전기요금에서 빼서 모아놨는데 7조원이 넘을 거다. 그런데 지금 한푼도 안남아 있을 것이다. 발전소 짓는 데 다 빌려줬기 때문이다. 장부상에는 돈이 있지만 빌려줬기에 현금이 없다. 그걸 돌려받을 수 있겠나. 아무 뒷책임을 안지고 지금 현재만 보고 가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가 값이 싸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굉장히 비싼 에너지인데 우리는 값싼 에너지라며 자꾸 쓰고 있다. 실은 뒤처리를 안해봤기에 얼마나 비싼 건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사고가 터지고 나니 이것이 얼마나 비싼 에너지인지 알 수 있지 않나.

지금 원자력발전소를 미국에서도 민간에다 분양하려고 하는데 팔리지가 않는다. 살 사람이 보기에 수지가 안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번 사고나면 자기 회사가 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석탄발전이 원자력 발전보다 비싸게 나온다. 덴마크 같은 나라는 오히려 풍력이 제일 값싼 걸로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거꾸로 얘기한다.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비싸다고 하는 이유는 기술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이 값싸다고 하는 것은 원자력에 들어가는 다른 재처리비용이나 또 원자력을 위해 홍보를 얼마나 많이 하나. 그런 비용을 다 감안 안하고 하니까 값싸다고 하는 것이다. 정말 값싼 게 어떤 건지는 대봐야 한다.

-일본에서 이번에 핵발전소 폭발에 대해 철저히 정보를 차단하는 이유는 그 안에 플루토늄이 있어서라는 주장도 있는데?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서 몇 개 없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플루토늄을 만들어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만 그런 기술이 있고, 그 외 핵무기 없는 나라 중에 유일하게 재처리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플루토늄을 놔뒀다가 자기들로서도 불리하고 하니까 공개를 안하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요즘 사용후 핵연료를 가지고 핵무기를 만들자 라고 아예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과 협약을 해서 재처리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핵무기 만든다고 조금만 손 썼다고 하면 바로 안보리 제재 들어올 것이다. 북한에게 하듯이 말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세계의 사례가 있다면?
미국에 아미시 공동체가 있다. 가봤는데 대형 석탄이나 원자력, 석유 발전소는 악한 에너지라고 아예 그 전기를 안쓴다. 그러면서도 자동차도 안타고 마차를 타고 다닌다. 말을 사용해 밭을 갈고, 집도 자기 손으로 짓는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원시적으로 사느냐 하면 그렇지 않고 잘 산다. 집도 번듯번듯하게 해놓고 잘산다. 우리가 만약 그만한 땅을 가지려 하고 그만한 가축을 가지려 하면 웬만한 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산다. 우리는 그에 비하면 많은 것을 낭비한다고 봐야 한다. 원자력발전소 안만들고도 얼마든지 잘사는 나라들 많이 있지 않나. 원자력발전소 가진 나라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왜 그렇게 거기에 꼭 매달려야 하는가. 지금 있는 것을 다 부수라고 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짓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하고 싶다. 그 말고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연구할 수 있는데 시간이 걸리고 해야 할 과제가 많기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게 얼마든지 가능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경제도 돌아갈 수 있게 한다. 경제 안보 중에 가장 중요한 게 기술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다. 거기다 투자를 안해서 지금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1%밖에 안된다. 몇 년 전 데이터를 보니 0.1%밖에 안되더라. 정부에서는 그것을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는데 거기다 쓰레기를 태워서 내는 에너지도 포함시키더라. 그건 아니다. 쓰레기 태워서 하는 것 빼면 0.1%밖에 안된다. 전혀 안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교회나 크리스천들은 핵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뜻에서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TV나 컴퓨터를 안볼 때면 스위치를 꺼야 한다. 멀티탭을 꺼는 것만도 가정에너지의 15%를 절약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대기전력이 계속 소모된다. 요즘엔 또 손으로 안하더라도 안보면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되게 하는 장치도 있다. 물건, 자원 아끼는 게 에너지 아끼는 것이다. 물건의 절반은 에너지 값이다. 모든 물건 만들 때 다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런 것을 생활에서 실천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게 훨씬 에너지 절약하는 것이다. 승용차보다는 전철(기차)을 타면 에너지의 9분의 1밖에 안쓴다. 승용차가 9배가 많이 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승용차 대당 주행거리가 OECD에서 제일 많다. 대한민국이 자동차를 이용 안하고도 갈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계속 자동차 도로만 놓는다.

-환경학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선진국 수준은?
환경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나쁜 나라다. 2005년에 세계경제포럼에서 환경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가 146개국 중 환경스트레스 절감에 있어서 14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또 환경성과지수를 발표했는데 그 역시 OECD 국가 중 꼴지였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환경개선의지가 전혀 없는 나라다.

-우리나라가 복음화율 25%이고, 세계 선교사 파송 2번째인 나라인데 우리나라의 환경지수가 꼴지인 상황을 어떻게 보나?
반성해야 할 일이다(잠시 침묵을 지킴). 한국 교회가 너무 물적인 것만 숭상하고 재물에 눈이 팔린 것 같다. 성경 마가복음 16장 15절, 골로새서 1장 6절에 보면 ‘만민에 대한 복음 전파’를 말하고 있는데 원어는 만민이 아니고 만물이다. 우리가 자꾸 사람만 생각하는데 골로새서에서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은 사람만 하나님과 화목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만물을 화목시키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사람만 그렇게 뻔뻔스럽게 나아가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잘 가꿔주고 다른 만물과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데, 너무 자연에 대해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다른 생물들을 학대하고 있는 게 한국 교인이다. 크게 반성해야 한다. 구제역으로 그렇게 많은 가축을 죽이는 것 봐라.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나.

-결국 바람직한 에너지절약 방향은 재생가능한에너지이고, 이를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해서 살아야 한다. 인간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지구상에서 만들어지는 그 이상 써서는 안된다. 들어오는 것 이상 쓰게 되면 고갈돼서 망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류가 쓰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지금 광합성 에너지의 40% 이상을 인간이 다 써버리니까 다른 생물들에게 줄 게 없다. 석탄이나 석유, 우라늄 같은 것들은 장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고, 있더라도 우리가 후손에게 남겨줘야 하는데 지금 우리가 다 고갈시키고 있다. 그렇게 욕심부려서는 안된다. 당연하게 교회가 이것을 ‘잘못하고 있다’고 얘기해야 한다. 이것은 너무 과다한 탐욕이다. 후손도 좀 쓸 수 있도록 남겨져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짧은 기간, 인류 역사의 짧은 몇 천년 기간에 만든 것을 100년도 안되는 기간에 다 써버리고 있으니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이다.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깨닫는 사람이 많지 않는 것 같다.

-에너지 빈곤층을 돕고 계신 걸로 아는데 에너지 빈곤층은 누구인가?
보통 경제·사회적 빈곤층이 에너지 빈곤층이다. 에너지 가격이란 게 다 똑같기에 상대적으로 빈곤층한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데가 에너지 가격이 비싸다. 우리는 도시가스도 들어오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등유를 때야 한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싸다. 가난한 사람들은 난방도 잘 안되기에 같은 값으로 더 춥게 살아야 한다. 전기 같은 경우는 필수품이지 사치품이 아니지 않나. 전기요금을 안내면 단전을 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니 불이 없으니 촛불 켜서 공부하다가 화재가 나서 죽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재정 지원이나 기술개발은 안되고 있나?
1970년대 들어 태양광이나 풍력 연구를 시작하다가 그만뒀다. 그러다보니 기술 개발이 못따라간다. 덴마크 같은 나라는 그때부터 꾸준히 연구해서 세계 1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교회가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도움보다는 교육용인 경우가 많다. 교회가 재생에너지를 실제 대체에너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한두개 해가지고는 안될 것이다. 우리 집도 보령에 태양광을 달아놨다. 우리집 전기는 다 거기서 나온다. 물론 난방은 안된다. 난방까지 하려면 좀더 설치해야 한다. 독일의 친환경 마을은 집집마다 자기들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렇게 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교우들이 여유가 있으면 그런 걸 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4대강은 그렇게 반대를 하셨는데도 이미 완공을 향해 가고 있다.
마무리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공정율을 70~80%라고 하지만 이미 본류를 다 팠지만 본류를 파면 지류가 문제가 생긴다. 지류가 무너지면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그러면 지류의 지류가 또 문제가 된다. 공사가 끝이 없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토지나 배수시스템이 현재 강수, 강흐름에 맞춰져 있는데 이걸 뒤바꿔놓으면 앞으로 제방안전문제, 토지이용문제, 배수문제 전부 걸린다. 여간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손을 대서 하려고 하는데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강바닥을 파냈는데 비가 오면 또 쌓이고 쌓여서 한정이 없을 것이다. 지금 함안보의 경우 강바닥을 6m 파놨는데 비가 오면 또 모래가 쌓인다. 이젠 모래만 좀 안보이도록 파내라고 하는 상황이다. 할 수 없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경상도의 농지 침수 피해도 있는데 수위를 올리면 더 어떻게 되겠나.

-공정율이 그 정도면 오히려 4대강을 반대하는 게 이상하지 않나?
끝까지 가서 끝을 못내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중단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파놓은 강바닥은 저절로 메꿔진다. 앞으로 댐을 막고 수로를 막으면 그때는 정말 수습할 수 없을 것이다.

-은퇴 후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
요즘도 4대강 강연 요청이 많다. 교회는 거의 없고 주로 성당에서 요청이 많다. 핵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주로 환경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정도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