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싸고 총장 감금 등 내홍… 대학측, 노조에 “대화하자”

입력 2011-04-01 19:38

서울대가 법인화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이 1일 새벽까지 사실상 감금되는 대치 끝에 잠시 ‘휴전’ 상태지만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불신은 여전하다.

박명진 서울대 부총장은 이날 “노조 측에 다음주 월요일부터 대화로 사태를 풀어가자고 통보했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의 입장을 듣는다면 잘 풀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마찰 후유증 탓인지 외부 일정을 이유로 1일 출근하지 않았다.

정용철 서울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오 총장이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며 “대화 의지를 보인 만큼 일단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와 총학생회 등이 포함된 ‘서울대 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법인화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법인화 저지는 어렵다고 보고 법인설립 과정에 교직원 대표를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학교 측은 “서울대 설립준비위는 서울대 장기발전과 도약의 기반을 닦기 위한 것으로 경륜을 갖춘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며 “노조나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공대위와 학교측 간 마찰이 심해지면서 지난 31일 오후부터 1일 새벽까지 약 12시간 동안 총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는 사태로 번졌다. 특히 오 총장이 새벽 3시56분까지 총장실에서 떠나지 못해 ‘총장 감금’ 논란도 빚어졌다.

공대위 측은 “현재는 점거나 출근저지 투쟁 계획이 없지만 만약 (학교 측이) 믿음을 깨는 행위를 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이사야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