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의장… 황당한 區의회
입력 2011-04-01 18:42
서울 강서구의회에 의장이 2명인 황당한 상황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는 누구를 의장으로 인정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터여서 의회와의 업무 협의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8월 구의원들이 “회기가 시작된 뒤 한 달 넘게 원(院) 구성을 하지 못했다”며 직무 능력을 문제 삼아 권오복(민주당) 전 의장의 불신임안을 의결하고, 이명호(한나라당) 의원을 새 의장으로 선출하면서 시작됐다.
권 전 의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의장 불신임 의결 취소 청구소송을 냈고, 지난 21일 승소했다. 법원은 “구의회가 공전한 것이 권 전 의장의 직무유기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의장 직무능력 한계와 운영능력 부족은 현 법령에 비춰볼 때 불신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권 전 의장은 “의장 불신임 의결이 무효인 만큼 이 의장은 자동으로 의장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의장실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구의원들의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됐다”며 물러나지 않았다. 현재 권 전 의장은 지난 25일 이 의장을 상대로 의장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강서구 관계자는 “2명 중 누구를 의장으로 인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의회와의 업무 협의에 지장이 크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