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피의 금요일… 요동치는 중동
입력 2011-04-01 18:32
예멘 “살레 즉각 물러나라” …시리아·요르단서도 대규모 시위
예멘, 시리아, 요르단 등 중동 각국에서는 금요기도회가 열린 1일 대규모 시위가 계속됐다.
이들 국가에서는 최근 매주 금요일마다 금요기도회에 이어 벌어진 시위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2주 전 금요일인 3월 18일에는 예멘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52명이 숨졌다. 지난주인 25일에는 시리아에서 시위대 수십명이 사망했고 요르단에서는 1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다쳤다.
아랍 국가들 중 가장 가난한 예멘에서는 이날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도 사나에서 열렸다. 시위는 살레 대통령이 연내 퇴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집권당이 2013년까지 그의 임기 보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열려 더욱 열기가 높았다.
AFP통신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살레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세(勢)를 과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국영 뉴스통신사 SABA는 이와 관련해 “종교 지도자, 부족 지도자, 사회 저명인사, 청년과 농부들이 ‘살레 지지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사나로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경우 페이스북 사이트에 ‘시리아 혁명 2011’이라는 페이지가 개설돼 “신념을 지닌 모든 시민들은 시리아의 자유를 위해 전국에서 시위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수도 다마스쿠스와 남부의 다라 지역 등 각지에서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즉각적인 정치개혁 이행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리아 국민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행한 연설에서 비상사태법 폐지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외부 음모에 의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발언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관영 뉴스통신 SANA는 지난 48년 동안 계속된 비상사태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새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요르단에서는 이날 무슬림형제단이 암만 시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압둘라 2세 국왕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공격해 유혈 사태를 빚었다. 요르단 야권은 루프 바키트 총리의 퇴진과 정치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바레인에서도 지난 2월 중순부터 시작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바레인에서는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을 포함해 모두 24명이 숨졌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