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내전사태 최대 고비… ‘대선 불복’ 그바그보 대통령 퇴진 임박

입력 2011-04-01 21:21

대선 결과 불복으로 사실상 내전 중인 코트디부아르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국제사회가 인정한 당선자인 알라산 와타라가 주요 도시를 점령하면서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와타라 측 “게임은 끝났다”=와타라 측은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제시한 퇴진 시한인 31일(현지시간) 오후 7시가 지나자 코트디부아르 최대 도시인 아비장으로 진격했다. 곳곳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면서 아비장 시내에 있는 국영방송 RTI를 장악하는 등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BBC가 보도했다. 와타라 측 기욤 소로 총리는 그바그보가 권좌에 앉아 있을 시간은 이제 2~3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며 “게임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와타라 측은 이날 육상·해상·공중에 걸친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아비장에 3일간의 야간 통행금지령도 공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도 그바그보 대통령이 지지세력의 이탈과 분열로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정치외교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한 분석가는 “상황이 그바그보의 통제 아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그바그보가 나와서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이 평화적 결말을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압박 강화=그바그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그바그보 대통령의 퇴진과 상호 보복 중단을 거듭 촉구하며, 인권 침해를 선동하거나 저지를 경우 국제법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도 “우리는 그바그보가 코트디부아르 국민의 이익을 위해 퇴진하고 선거 결과를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니 카슨 미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는 그바그보 대통령이 그의 군대에 의해 자행된 잔혹행위에 책임지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가 이를 피해갈 기회는 있다”며 퇴진을 압박했다.

그바그보 정예부대가 호위하고 있는 대통령궁 주변에는 프랑스군이 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돼 있고, 유엔의 공격용 헬리콥터가 상공을 지키고 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