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카다피 최측근 정보기관 수장까지 이탈… 내부 붕괴 조짐
입력 2011-04-01 18:33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운명을 쥔 측근 다수가 튀니지로 떠나는 등 내부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은 차드에서 투입된 용병들에 막혀 동쪽으로 퇴각하고 있다.
◇카다피 운명 쥔 측근 이탈=리비아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리처드 달튼은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운명을 좌우할 ‘요주의 인물’로 아부 자이드 우마르 도르다 해외정보기관 수장과 압둘라 알세누시 군 정보국장을 꼽았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도르다가 이미 전날 밤 튀니지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도르다의 망명이 사실일 경우 런던으로 망명한 무사 쿠사 외무장관에 이어 카다피 정권에는 또 다른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군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알세누시는 수주 전 쿠데타 시도가 있은 직후 살해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여전히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만약 그마저 측근 대열에서 이탈할 경우 카다피 정권의 운명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달 31일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회사 대표, 암둘 카심 알즈와이 국민의회 의장, 유럽연합 담당 외교관 압델라티 알오바이디 등 카다피의 측근 다수가 튀니지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등 다국적군 내부에서도 카다피 퇴진은 무력이 아니라 측근 이탈 등 내부 붕괴에 따라 일어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책에 무게를 실었다.
◇차드 용병 투입, 반군 퇴각=반정부 세력은 1일 브레가를 되찾기 위해 진격했지만 정부군의 중화기 공격에 막혀 실패했으며 동쪽으로 더 후퇴해 아즈다비야 진입 도로까지 밀려났다. 반군은 대전차 화기와 무선망 등 기본적인 화력에서 카다피군에 절대 열세이며, 체계적인 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부대원들이 대부분이다.
반군은 동부전선을 대거 내준 이유가 정부군에 차드군 병력이 계속 보강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흐메드 바니 반군 정부 대변인은 차드 장교 타헤르 이사가 이끄는 용병부대의 규모는 3600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이날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다국적군이 카다피의 군사력을 상당수준 약화시켰다”며 구체적으로 카다피의 군사력이 20∼25% 정도 소모된 것으로 평가했다. 멀린 의장은 그러나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아직도 카다피 정부군의 숫자가 반군을 10대 1 수준으로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