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귀환 “오늘 역사적인 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건설 인수 계동 사옥 첫 출근
입력 2011-04-01 21:36
“오늘은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 돼 함께 첫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계기로 서울 계동 현대빌딩으로 돌아왔다. 소위 ‘왕자의 난’으로 옛 현대그룹에서 갈라져 2001년 4월 서울 양재동으로 사옥을 옮긴 지 꼭 10년만이다.
정 회장은 1일 오전 7시쯤 계동 사옥으로 출근, “감회가 새롭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4년 6월 현대차 계열사 사무실을 둘러보러 계동 사옥을 한 번 방문했었지만, 이곳에서 업무를 본 것은 계열 분리 이후 처음이다. 1970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던 정 회장은 이날 부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쓰던 12층 집무실에서 김창희 부회장 등 현대건설 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어 대강당에서 현대건설 임직원 6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회를 주재했다.
미리 준비된 현대차그룹 소개 영상을 함께 지켜본 정 회장은 현대건설 관계자로부터 사기(社旗)를 받아들고 힘차게 흔들었다. 그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과 한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일등 기업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노력해 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건설 부문을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그룹의 3대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한국 건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현대건설의 미래를 향해 함께 도전하자”고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에 향후 10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초일류 건설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또 이날 저녁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현대건설 및 현대건설 자회사 임원 가족과 현대차그룹 부사장급 이상 임원 가족 5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이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과의 치열한 인수전 끝에 지난 1월 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차그룹은 이날 잔금 4조4641억원을 납입, 총 4조9601억원에 현대건설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따라 계열사 50개, 총자산 126조원, 국내외 임직원 18만4000명에 달하는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