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같은 채소, 토마토의 무한 변신… 달콤 매콤 새콤 ‘제철 요리 3選’

입력 2011-04-01 21:31


요즘 슈퍼에 가면 주먹만한 토마토들이 모양새를 뽐내고 있다. 원래 여름이 제철이니 속빈 강정은 아닐까? 채소소믈리에 김은경씨는 “겨울 동안 키워낸 토마토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자라 속이 알차고 달고 맛있다”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반 토마토보다 당도가 높고, 짠맛 신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짭짤이토마토’로 불리는 대저토마토 등 찰토마토는 4월 중순까지만 맛볼 수 있으니 외려 서둘러야 한다는 것.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 얼굴은 파래진다’는 서양속담이 있을 만큼 토마토는 예로부터 뛰어난 영양가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채소이면서 과일인 척하는 ‘못난이’로 종종 그려지는 토마토. 하지만 이탈리아에선 요리할 때 없어선 안 된다고 해 ‘황금의 사과’, 영국과 미국에서는 정력에 좋다고 해서 ‘러브 애플’로 불릴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김은경씨는 “토마토는 비타민A, B2, C뿐만 아니라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하는 리코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노화방지, 고혈압과 당뇨,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토마토는 2002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항암식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토마토대표조직 박철재 차장은 “토마토는 전체적으로 색이 고르고 윤택이 나고, 꼭지 절단부분이 싱싱하고, 외과육이 6㎜ 정도로 두껍고, 단단하고 무거운 것일수록 좋은 것”이라고 알려 준다. 표면이 쭈글쭈글하거나 갈라짐이 있는 것, 특히 각이 져 있으면 속이 비어 있으므로 좋지 않다. 많이 사두고 먹을 생각이면 덜 익은 것을 사도록 한다. 15∼18도로 서늘한 곳에 보관해두면 서서히 익는다. 냉장고에 넣어둘 때는 신문지 등으로 잘 싸서 냉기 배출구에서 먼 곳에 두어야 한다.

몸에 좋다는 토마토지만 즐겨 먹기에는 맛이 밋밋하다. 한 접시 담아내면 아이들은 달지 않다고 설탕을 뿌려 달래기 일쑤다. 김은경씨는 “설탕을 뿌리면 비타민B를 파괴하므로 소금을 뿌려주는 게 좋지만 이보다는 요리에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소금의 나트륨과 토마토의 칼륨 성분이 합쳐져 단맛이 증가하고 흡수를 좋게 한다는 것. 하지만 토마토의 대표영양성분인 리코펜은 열을 가할수록 그 양이 증가하고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일본 국립야채다업연구소 실험에 따르면 토마토를 생으로 먹었을 때보다 기름을 넣고 가열해 먹었을 때 리코펜 체내흡수율이 5배 정도 증가한다.

김씨는 “토마토를 다룰 때 과일이 아니라 야채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온가족 식탁에 오르는 된장찌개, 아이들 간식으로 그만인 떡볶이, 쉬는 주말 브런치로 제격인 오믈렛 등에 토마토를 넣어 보라”고 권했다. 쉽게 짝지어지지 않는 조합들인데, 그 맛은 어떨까? 김씨는 “된장찌개에 호박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재래된장보다는 미소된장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된장찌개에는 덜 익은 토마토를 넣으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떡볶이에 넣으면 매운맛을 살짝 감해주고, 오믈렛은 더욱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이번 주말 토마토를 넣어 찌개도 끓이고 떡볶이도 해주고, 휴일 근사한 브런치를 즐기면서 영양보충도 해보자. 김씨의 도움말로 조리법을 알아본다. 재료는 2인분 기준.

토마토된장국

<재료> 토마토 1개, 감자 1개, 다시마 육수 3컵, 미소된장 3큰술 <만들기> ① 토마토와 감자는 2×2㎝로 썬다. ② 다시마육수를 끓이다가 미소된장을 넣고 잘 풀어준다. ③ 끓으면 감자를 먼저 넣고 반쯤 익으면 토마토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토마토 떡볶이

<재료> 토마토 2개, 양배추 4장, 빨강·노랑 파프리카 ½개씩, 떡볶이떡 200g, 양념(고추장 3큰술, 설탕 2큰술, 물 3컵, 올리고당 2큰술)<만들기> ① 토마토는 꼭지를 떼어내고 8등분 한다. ② 양배추와 파프리카는 2×2㎝로 썬다. ③ 냄비에 분량의 물과 고추장, 설탕을 넣고 끓인다. ④ ③에 떡을 넣고 양념이 졸아들면 토마토 파프리카 양배추를 넣어준다. ⑤ 올리고당을 넣고 잘 섞어준다

토마토 오믈렛

<재료> 토마토 ½개, 브로콜리 ⅔송이, 우유 ½컵, 계란 3개, 슬라이스 체다 치즈 3큰술, 소금·후추·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① 토마토는 가로 세로 1.5㎝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②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데쳐낸 뒤 차갑게 식혀 작은 송이로 자른다. ③ 우유와 계란을 섞고 소금 후추로 간한다. ④ 달군 팬에 식용유를 약간만 두르고 ③을 부어 도톰하게 익힌다. ⑤ 계란이 반쯤 익으면 위에 토마토 브로콜리 슬라이스체다치즈를 올리고 계란을 반으로 접어 덮어 준다. 마저 익혀 불에서 내린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