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데이트-곡물미용법 전도사 이금희 원장] “곡물가루에 동안 비결 숨어있죠”

입력 2011-04-01 17:51


한가인 수애 소유진 이나영 박소현 유지인 이경진 김창숙 정혜선 김남길 이병헌 임창정 유지태 남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금희피부과학연구소 벽에 붙어 있는 사진들이다. 환한 미소를 띠고 있는 연예인들 사진 위에는 감사 인사가 친필로 씌어 있다. ‘늘 깨끗한 피부 유지할 수 있게 해주신 원장님 감사합니다’ ‘예쁘고 건강한 피부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등.



이금희피부과학연구소 이금희(59) 원장은 ‘피부에 밥을 주는 여자’ ‘연예인피부전문가’ 등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먹을 수 있는 것만 피부에 바르라’는 밥상미용법으로 연예인 피부를 돌봐주면서 얻은 별명들이다. 1990년대 후반 곡물가루를 유행시켰던 그가 34년 피부 관리 노하우를 담은 책 ‘동안피부만들기’를 최근 펴냈다.

“동안의 기본은 맑고 깨끗한 피부입니다. 곡물로 팩을 하고, 곡물로 만든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해보세요.”

곡물가루의 원조답게 그는 동안미용법 역시 곡물가루에 정답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곡물미용법은 우리의 전통미용법이라고 강조했다. 옛날 궁궐에선 쌀뜨물과 팥가루로 세안하고, 꿀로 보습을 주고, 쌀겨로 팩을 했으며, 으깬 잣을 영양크림 대용으로 썼다는 것. 그가 전통미용법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신의 피부 때문이었다.

“스무 살 때 사회생활을 포기할 정도로 피부가 엉망이었습니다. 유명 피부과를 다 찾아다녔는데도 소용없었어요.”

그는 궁중미용법, 곡물 특성 등을 소개한 책을 보면서 자신을 마루타 삼아 시험했다. 곡식을 원료로 한 곡물가루로 세안하고 팩을 하면서 이십대 중반에 피부트러블에서 해방됐다. 곡물미용법 효과에 자신을 갖게 된 그는 1980년 여의도에 문제성피부연구소를 열었다. “여드름 화장독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는 이 원장은 98년 ‘피부에 밥을 주는 여자’를 출판, 곡물미용법을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당시 그는 9가지 곡식으로 곡물가루 만드는 법과 사용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곡물가루가 자연미용법의 대명사가 되자 사이비 곡물가루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이런 제품을 사용한 뒤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는 몇 해 전 15가지 곡물을 재료로 만든 곡물가루로 특허를 받았다. 저녁마다 특허 낸 곡물가루에 제철채소를 갈아 넣어 자연팩을 한다는 그는 환갑이 가까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잡티 하나 없이 뽀얗다.

이 원장은 믿을 만한 곡물가루가 아니라면 흰쌀밥이 더 낫다고 했다. 이맘 때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탄력을 잃고 건조해져 걱정이라면 흰쌀밥 1숟가락, 참기름 2찻술, 고등어살 70g, 우유 20㎖를 믹서에 갈아 팩을 해보라고 권했다. 미백에 신경 쓰인다면 흰쌀밥 1숟가락, 계란 노른자 1개, 꿀 1찻술을 믹서에 갈아 팩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팩은 깨끗이 세수한 얼굴에 고루 바른 뒤 랩을 씌운 채 30분쯤 있다 온타월로 닦아내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