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제일교회, 은혜의 말씀 충만… 12월 새 땅서 새 비전 세운다
입력 2011-04-01 17:38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우리제일교회(소에스더 목사)를 둘러본 뒤 몇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지하 대성전에 십자가가 없었다. 성도들이 앉는 긴 의자엔 곽티슈가 놓여 있었다. 성전 양쪽 가장자리 벽에는 철제 의자들이 세워져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지금 릴레이 기도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성전이 비좁아 주일마다 철제 의자를 여유 공간 곳곳에 놓고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십자가는 강대상에 스크린을 설치하면서 포기했다. 예배 때 찬양이나 말씀을 띄우려면 스크린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만일 십자가까지 세우려면 회중석 앞줄 의자들을 모두 치워야 했다. 좁은 예배당을 활용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그런데 곽티슈의 용도는 무엇일까.
◇“예배 때 성도들을 위한 것입니다”=여성 목회자인 소에스더 목사가 말씀을 전하면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소 목사는 예배 중 휴지를 찾는 성도들을 위해 티슈를 준비해 놓았다. 하나님 앞에서 마음껏 울도록 배려한 것이다.
소 목사는 일상에서 설교 주제를 찾는다. “몸도 많이 아파봤으니 환자들에겐 저의 간증이 힘이 될 것입니다. 또 자녀들도 키워봤으니 엄마의 마음도 알고요. 남편과 부부싸움도 해봤으니 아내의 역할도 이해합니다. 아마 설교 때 저의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하나님의 긍휼을 체험하는 게 아닐까요.”
부드러운 인상의 소 목사에게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관해 이야기할 땐 누구보다 강한 어조로 말했다. “복음은 허영이 아니고 문화생활도 아닙니다. 복음은 곧 살아계신 하나님입니다. 복음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성경에 나오는 표적, 방언, 무조건 나으리라 등의 이적에 대한 말씀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믿으라 하시면 우리는 믿기만 하면 됩니다. 이후 결과는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십니다.”
이 같은 믿음에 대한 호소력 때문일까. 우리제일교회 성도들 중에는 체험적 신앙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한다. 8개월 전 한 부부가 소 목사를 찾아왔다. 목이 옆으로 돌아가는 희귀병으로 남몰래 고통 받고 있던 아내(우난희 집사)는 수술도 받았지만 치료되지 않았다. 소 목사는 그에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보라고 권면했다.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부부가 다시 찾아왔다. “여덟 번의 목사님 설교를 들었고 이렇게 치유함을 받았다”고 간증했다. 지금 우 집사는 미화부장을 맡아 궂은일에 솔선수범한다.
사업 실패로 신경안정제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었던 김창태 안수집사. 아내와 딸들의 간절한 권유로 우리제일교회를 찾았다. 그는 하나님 말씀을 듣는 순간부터 4년간 복용했던 약이 더 이상 필요없게 됐다. 소아마비였던 한 집사의 다리는 완벽히 맞춰졌다. 지난 10년간 소화를 못 시켜 죽만 먹고 살던 한 성도 역시 소 목사의 설교를 듣고 치료받는 기적을 맛보았다. 소 목사는 “이런 기적들을 직접 체험하거나 옆에서 보고 들으니 우리제일교회 성도들은 허투루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 성도들이 릴레이 기도를 합니다”=7개월 전 교회 건축을 결정하면서 릴레이 기도가 시작됐다. 우리제일교회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새 성전을 건축 중이다. 대지 2393㎡(약 723평)에 연면적 약 7500㎡(약 2268평)로 지상 4층, 지하 4층으로 지어진다. 오는 12월 입당예배를 계획 중이다. 우리제일교회 모든 성도들이 릴레이 기도에 참여하고 있다. 한명씩 1시간 동안 기도드린다. 직장인도 예외일 수 없다. 성도들은 새 성전 건축에 관한 기도를 시작으로 나라와 민족, 가족, 개인 문제를 놓고 간구한다. 일본의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는 기도 역시 잊지 않는다.
소 목사의 성전 이전 계획을 들으며 또다시 의문이 생겼다. 현재 교회가 위치한 곳은 서울 서초동. 이전할 곳은 경기도 용인시. 대부분 옛 성전을 헐거나 근처에 새 성전을 짓는 게 보통인데, 우리제일교회는 아예 지역을 떠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떠남이 가능할까.
“주님이 맡기신 양이지 제 양이 아닙니다. 성도는 하나님께서 잠깐 목양을 잘 하라고 나에게 맡기셨을 뿐 그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소 목사의 이 같은 목회철학 때문에 지역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새 땅에서 새 비전을 이루겠습니다”=우리제일교회는 1991년 1월 현재의 건물 지하에서 개척예배를 드렸다. ‘평신도 전도왕’ 출신의 소 목사가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고 자신이 전도했던 구역 식구 7명과 교회를 개척했다. 이때 함께했던 성도들이 후에 신학을 공부해 현재 협동목회를 하고 있다. 부목사, 수석전도사, 전임전도사들이 20년간 함께해 왔다.
우리제일교회는 소박하다. 모든 게 성도 중심이다. 외부적으로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챙긴다. 특히 해외보다는 국내 선교에 집중한다. 소 목사는 영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행복의샘터’ 프로그램에 미자립교회 목회자 부부들을 초청,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행복의샘터는 우리제일교회의 자랑거리가 됐다. 교파를 초월해 3박4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는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들도 참여할 수 있다. 지금껏 5000여명이 동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소 목사는 교인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 성경의 핵심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성경 세미나도 인도한다. 부목사가 진행하는 화요사랑방은 비신자들을 초청해 8주 동안 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교회는 정기적으로 자선 바자를 열어 보육원, 양로원을 후원하기도 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성도들의 믿음 성장을 이끌었다. 또 교회 부흥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개척 10년 만에 건물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두 차례나 했다. 하지만 매주일 출석하는 1400여명의 성도들을 수용하기에 비좁아 개척 20년 만에 성전 건축을 시작했다.
“무엇을 하든 처음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교회를 개척할 때도 그랬고, 아마 새 성전으로 옮긴 뒤에도 그러하겠지요. 하지만 그건 우리제일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몫입니다.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소 목사는 새 땅에서 새로운 비전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믿지 않는 분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친근감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훈련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 땅에선 선교와 나눔, 교육, 친교 등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지역사회를 더 잘 섬길 것입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