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란 목사가 말하는 농촌교회가 사는 법

입력 2011-04-01 15:30


[미션라이프] 3월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날 경기도 양평전원교회(이미란 목사) 앞마당에서는 목사와 성도들이 장담그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 장은 계란이 100원 정도 크기로 떠올라야 해요. 500원이면 너무 짜요.”

이 목사가 항아리에 소금물을 붓고 있는 장로에게 조언한다. 식이요법으로 치유상담을 해오던 이 목사는 자연요리전문가로 유명하다. 특히 발효식품에 있어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기독교침례회에서 안수 받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민과 상생하는 농촌목회를 펴고 있다.

“지역 농민들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오면 아무리 비싸도 모두 수매해줍니다. 수매해서 된장, 식초, 김치 등 발효식품을 만들어 도시에 직거래를 해주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양평에서 텃밭을 일궈오던 이 목사는 봄에 종자를 모아 농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이를 가지고 깨끗이 농사를 지어오면 수매해 이 목사가 직접 발효식품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암환자나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이 목사는 이를 초록별십자가운동이라고 부른다.

이 목사는 이런 자신의 목회사역이 미자립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씨앗 받으러, 판매하러 오면서 친해지고 전혀 교회 나올 것 같지 않던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게 됩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이 들어가게 되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므로 영과 육을 함께 살리는 사역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교회가 이곳에 세워진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지역사람들을 제대로 전도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 운동을 펴면서 자주 교회를 드나들다 주님을 만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운동을 펴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목회자도 주중에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목수였고 바울도 천막 치는 일을 했고 베드로도 어부였던 것처럼 일하는 목회자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외롭지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농촌목회에 희망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노하우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전국에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농촌교회가 많아지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031-774-7885·http://cafe.daum.net/ruralchurchYP)

양평=글·사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