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수능분석] 수도권지역 외국어高 초강세… 과학고는 다소 저조

입력 2011-04-01 00:44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고교별 언어·수리·외국어 표준점수 합계 평균 순위는 외국어고 독주 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입시업체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외고 학생은 대다수 조기 졸업하는 과학고 학생과 달리 실질적으로 수능을 준비한다”며 “올해 수능이 어려웠는데, 어려울수록 외고 학생은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상위 100위 고교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했다. 외고,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일반고의 서열화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대원외고 등 외고 초강세=대원외고의 1위 독주는 올해도 계속됐다. 대원외고는 전국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표준점수 평균이 400점(404.0)을 넘었다. 대원외고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표준점수 1등급 비율이 각각 66.2%(335명), 63.8%(323명), 87.3%(442명)나 됐다. 2위인 김해외고와의 점수차도 7점 가까이 났다. 지난해에도 대원외고는 표준점수 평균 합산이 399.4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입시전문가들은 표준점수 평균이 400점을 넘는다는 것은 재학생 중 95% 이상이 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원외고를 포함한 외고 전체의 성적은 다른 유형의 학교들을 압도했다. 표준점수 평균 상위 30위 안에 외고는 무려 21곳을 차지했다. 상위 100위 중에서도 외고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외고 강세는 2011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분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공개된 외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는 403명으로 지난해 305명보다 98명 늘었다. 대원외고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 70명을 배출했다. 대일외고는 올해 합격자 36명을 배출, 지난해 24명보다 12명이나 늘었다.

특목고 중에서도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강세가 확인됐다. 성적 상위 10위 안에 있는 학교 중 7개 고교가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외고였다. 지역에서는 김해외고가 397점으로 2위에 올랐다. 김해외고는 지난해에도 3위를 기록하는 등 수능에 강세를 보였다.

◇자율고도 저력 발휘=자율고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자율고 중에서는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가 392.8점을 받아 최고 성적을 냈다. 민족사관고는 언어영역 1등급 비율도 전체 2위(64.5%), 외국어영역 1등급은 전체 3위(77.2%) 등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전북 전주 상산고와 울산 현대청운고는 각각 표준점수 합계 약 382점을 기록해 22위와 23위를 기록했다. 일반고 중에는 충남 공주 한일고가 표준점수 평균 383점을 기록해 20위에 올랐다. 한일고는 영역별 1등급 순위도 언·수·외 모두 상위 20위권 안에 들었다. 한일고는 비평준화 지역에 있고 지난해부터 자율고로 전환됐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의 ‘일반고’로 볼 수는 없다. 한일고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도 20명을 배출해 지역의 전통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새로 지정된 자율고는 신입생 모집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빚어지긴 했지만 전통적인 명문 사립고들은 여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과학고가 수능 점수가 낮은 이유=올해 상위 30위권 내에 과학고는 한 곳도 없었다. 과학고 중 최고 성적을 낸 학교는 경북과학고로 33위였다. 제주과학고(38위), 경산과학고(44위) 등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외고만큼 높은 순위에 오르진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과학고의 성적이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평가다. 과학고 학생은 대부분 수능보다는 각종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임성수 전웅빈 유성열 진삼열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