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실행위… 매각 파문 겪은 ‘향린동산’ 재논의
입력 2011-03-31 19:21
‘향린동산’ 매각 문제로 3∼4년 전 한바탕 곤욕을 치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에 또다시 이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가 2005년 매각된 향린동산의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땅 일부가 아직 유지재단 명의로 남아 있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진행된 기장 총회 실행위원회에서는 총회 유지재단의 향린동산 관련 보고가 있었다.
유지재단은 “대구노회 박성진 장로가 (2009년 말) 재단 임명규 이사장을 업무상 배임, 횡령 등 이유로 고소한 건에 대해 검찰조사 진행 과정에서 변호를 준비하던 총회 고문 변호사가 향린동산 환수 문제를 자문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법원이 불법 매각을 인정한 만큼 소송하면 환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945.8㎡(약 286평)의 땅이 아직 재단 명의로 남아 있고, 한 부동산신탁회사에 위탁된 사실에 대해서도 법률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인근의 향린동산은 유지재단이 2005년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이사회 감사였던 백모 장로에게 공시지가보다 3억7000여만원 싼 가격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교단 내부로부터 문제가 제기돼 형사고발이 이뤄졌고, 윤길수 전 총무는 2009년 9월 대법원에서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백 장로를 포함한 2명의 교단 인사는 실형을 받았다.
향린동산의 소유권은 이후 여러 단계에 걸쳐 매매됐고, 현재는 고급 단독주택이 지어져 분양 중인 상태. 그런데 최근 환수 가능성과 300평에 가까운 대지의 존재가 드러나자 교단 내에서는 “향린동산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총회는 교단 이미지 등 문제로 조심스러워하며 다른 여러 법률 전문가에게도 자문하고 있다. 이날 실행위원들은 오는 6∼7월 열릴 다음 실행위원회 때 최종 보고를 받고 의견을 정하기로 결의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