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교과서 파문] 日, 뿔난 한국 일단 피하고 보자?

입력 2011-03-31 21:29

우리 정부가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문제에 강력 대응 방침을 정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무시 및 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

권철현 주일대사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외무장관 면담을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며 “면담이 길게 걸리는 것도 아닌데 그쪽에서 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에는 국회 일정상, 이날은 방일한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면담을 핑계로 댔다. 하지만 교과서 검정 결과 이후 주일 한국 대사의 외무성 항의 방문에 응하지 않은 전례가 없어 일본이 우리 정부의 강경 대응에 ‘일단 피하고 보자’ 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마쓰모토 외무장관은 교과서 검정 발표 며칠 전에 권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본이 외교청서 발표를 지난해(4월 중순)보다 앞당겨 4월 초에 하기로 결정하는 등 우리 정부를 무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외교부에 초치돼 김성환 외교부 장관을 만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는 청사를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교과서 검정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동일본 대지진 피해 구호에 감사의 뜻만 밝혔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