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세청·농협 기관장 감옥 많이 가”… 국민 불신 씻는 ‘변화’ 주문
입력 2011-04-01 02:16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에서 제2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역대 기관장이 가장 감옥에 많이 가는 데가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이라며 “내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많은 의미를 갖고 있음을 여러분이 이해하실 줄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세청은 15대 이주성, 16대 전군표 청장이 구속됐고, 17대 한상률 청장도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역대 국세청장 18명 가운데 8명이 불미스러운 일로 구속되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셈이다.
농협중앙회장의 경우 1988년 직선제 도입 이후 선출된 한호선 원철희 정대근씨 등 모든 회장이 구속됐다. 이 대통령 발언은 국민들이 두 기관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더욱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세청이) 과거 아주 부당한 조치를 많이 하는 일이 있었다. 지금은 매우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뢰받는 국세행정을 주문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며 “세원을 확대하고 세율을 낮추면 선순환돼서 세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80년 이후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국세청을 찾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방문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도 회의에서 “대통령이 국세청에 가서 회의하는 게 좋지 않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평소 ‘현장 중심’을 강조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회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