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비상] 1∼3호기 압력용기 손상… 원자로 냉각수 주입 ‘무용지물’

입력 2011-04-01 00:34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1∼3호기의 압력용기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인근 바닷물의 방사능 수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원전 사태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압력용기가 손상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압력용기와 격납용기의 압력 차가 적어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압력용기가 손상되면 냉각수를 원자로에 주입해도 수위가 올라가지 않아 연료봉을 냉각시킬 수 없다.

제1원전에서 10㎞ 떨어진 제2원전 1호기에서도 30일 오후 한때 피어올랐던 연기는 전기시설의 일시적 이상 때문으로 원자로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1원전 배출구 남쪽으로 330m 떨어진 바닷물을 30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의 4385배의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전날 기준치의 3355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도쿄전력은 31일부터 시험적으로 접착성 합성수지 도료 살포작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기상 조건이 나빠 연기했다. 도쿄전력은 3·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봉 저장수조에 수중 카메라를 넣어 상태를 점검키로 했다. 긴팔을 가진 독일제 특수 펌프 차량이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은 생화학 사고 대응훈련을 받은 해병대 전문인력 155명을 일본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피난 지시를 내린 제1원전 주변 20㎞ 지역을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도쿄신문은 원전 주변 20㎞ 내 최대 1000구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원전에서 5㎞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시신에서도 높은 수치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사태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5월 프랑스 도빌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원자력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강진 쓰나미 이후 일본을 방문한 외국 정상은 사르코지가 첫 번째이다.

마쓰우라 쇼지로(松浦祥次郞)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은 폐쇄까지 20∼3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주부(中部)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1∼6호기 폐쇄에 6000억엔(약 8조1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