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카다피 최측근 쿠사 외무장관 英망명… 은신처 정보 제공 가능성
입력 2011-04-01 00:35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최측근인 무사 쿠사 외무장관이 사임하고 영국으로 망명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외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쿠사 외무장관이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판버러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외무부 대변인은 “그는 자유의지로 튀니지를 거쳐 영국으로 왔으며, 리비아를 외교적으로 대표하는 일을 그만두길 원한다”고 전했다.
쿠사의 망명은 카다피에게 큰 타격이다. 그가 카다피의 향후 전략이나 은신처 등에 관한 정보를 서방에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쿠사는 정보기관 수장을 지냈을 뿐 아니라 1988년 팬암기 폭탄테러범 협상을 이끈 카다피의 오른팔이다.
쿠사는 그러나 영국에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검찰은 팬암기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에 그가 있다고 보고 면담을 원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 정부도 사면권을 제공하지 않았다. 리비아 정부는 처음엔 망명을 부인했으나 결국 쿠사의 사임을 확인했다.
반정부 세력은 다국적군의 공습이 주춤한 사이 카다피군에 밀려 동쪽으로 퇴각했다. 28일 탈환했던 라스라누프와 브레가를 내주고 아즈다비야까지 물러난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훈련과 경험이 부족한 반군의 전투 능력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양측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어 대치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다피군과 반정부 세력 모두 탄환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다피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군수물자 공급라인이 상당부분 끊긴 상태다. 반정부 세력은 탄약 등을 보급하는 체계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동부 지역에선 언론 자유가 꽃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벵가지 국영 라디오 방송은 방송국 이름을 ‘자유 리비아’로 바꾸고 42년 만에 정부 검열 없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반정부 투쟁을 지지하는 일간지도 잇따라 창간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