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30개월 만에 1000원대 ‘뚝’
입력 2011-03-31 18:16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주식 매수세와 엔화 약세 등으로 2년6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보름도 안 돼 40원 가까이 하락할 정도로 원화 강세 속도가 가파르다. 기업 실적 호전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수 강도도 강해 ‘4월 강세장’ 전망도 늘고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0.61%) 내린 1096.7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전인 2008년 9월 10일(1095.50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 17일 1135.30원(종가기준)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불과 보름도 안 돼 40원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세계 경기 회복에 기댄 글로벌증시 강세와 국내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으로 원화 강세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도 한 요인이다. 일본 대지진 직후 70엔대 후반에 머물던 엔·달러 환율은 주요 7개국(G7)의 엔·달러 시장 개입 이후 최근 82엔대까지 올라섰다. 투자자들이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원화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전문가들은 정부의 고강도 시장 개입이 없는 이상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피지수도 2100선을 넘으면서 4월 증시에 대한 ‘봄바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32포인트(0.73%) 오른 2106.7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19일 세운 연 고점(2115.69)까지 9포인트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도 5.21포인트(1.00%) 오른 525.42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6991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6일부터 12거래일간 순매수액은 3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의 ‘복귀’에 코스피는 일본 대지진 후 1920선대까지 추락했다가 열흘 남짓 동안 무려 100포인트 이상 올랐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2분기 기업 전망치가 좋기 때문에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