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 첫 출근… 한 손엔 성경, 한 손엔 가처분결정문
입력 2011-03-31 20:06
“오직 하나님의 뜻에 쓰임 받기를 바랍니다. 직무대행 기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본안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는 불상사가 없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습니다.”
김용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직무대행의 다짐이다. 김 직무대행이 31일 오후 한기총에 첫 출근했다. 그의 손에는 성경책과 가처분 결정문 봉투가 들려 있었다. 하나님께 맡기고 직무대행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다. 업무 시작에 앞서 한기총 직원들과 드린 예배에서 그는 “하나님의 일임을 기억하고 하나님 앞에서 이 일을 해나가도록 성령께서 인도해 달라”고 직접 기도했다.
회의실에서 진행된 예배에서 김 직무대행은 “오늘 우리에게 꼭 맞는 찬송가를 추천해 달라”고 했고 김운태 총무는 찬송가 370장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선택했다.
김 직무대행은 예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업무 진행계획을 밝혔다. 그는 법률 규정과 상식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본안 소송과 관련해서는 “업무가 파악되는 대로 신청인 측의 입장을 들을 것”이라며 “필요시 신청인 측 변호사나 관계자를 만나거나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서 입장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한기총 전체를 대표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 쟁점에 대한 한기총 회원 전체의 생각이 무엇인지 여과 없이 들을 것”이라며 “그래야만 본안에서의 피고 입장을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기총과 관련된 사태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한기총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으나 한국교회 연합기관인 한기총의 분열을 부추기는 듯한 구도로 비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일부 대표자들의 갈등이 확대돼 모든 기독교인들이 분열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