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30년 동안 북한 핵문제 해결 모든 노력 실패… 한국에 전술 핵무기 재배치해야”
입력 2011-03-30 19:26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북한은 사실상 이미 핵보유국”이라며 전술 핵무기의 남한 재배치를 거듭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한국의 새로운 안보패러다임’을 주제로 가진 특강을 통해 북한은 이미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위반했으며 “핵 카드(counter-nuclear force)만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술 핵무기는 1993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에 자발적으로 철수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이것(전술 핵무기 배치)이 북한에 대량살상 무기 개발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중국은 북한에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압박할 생각이 없는 것 같고, 미국은 북핵 비확산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면서 북핵 개발을 막기 위한 한국의 적극적인 대응(전술 핵무기 배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방법을 사용해 봤지만 실패했다”면서 “현상 유지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며,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을 도울 준비는 돼 있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는 그럴 수 없다”면서 “그 정책으로 발생할 결과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건부 신중론을 견지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사회자가 자신을 대권 후보로 거론하자 농담조이긴 했지만 “다음에 올 때는 대통령으로서 오겠다”며 대권 도전 속내를 드러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