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파이어폭스 돌풍… 한국은 변함없는 IE 천하
입력 2011-03-30 19:18
인터넷에 접속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웹브라우저 주도권 다툼이 한창인 가운데 모질라의 파이어폭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넷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지난 22일 출시된 최신 버전 파이어폭스4.0은 첫날 710만건이 다운로드되면서 순식간에 점유율 1.4%를 기록한 뒤 지난 28일 현재 3.74%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시장의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9.0이 지난 14일 출시 첫날 0.75%의 점유율로 시작해 28일 1.4%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모습이다.
◇IE vs 파이어폭스 vs 크롬…성능은 파이어폭스가 우위=30일 넷애플리케션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웹브라우저 세계시장 점유율은 IE가 56.77%로 파이어폭스(21.74%), 구글 크롬(10.93%), 애플 사파리(6.36%) 등을 앞서고 있다. 최근 파이어폭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3월 통계에서는 순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유율 변화가 예상된다. 파이어폭스4.0의 이번 돌풍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 IE9.0이 윈도 운영체제(OS)의 3분의 1만 차지하고 있는 윈도 비스타와 윈도7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파이어폭스는 윈도XP와 맥, 리눅스 등 IE가 지원하지 않는 OS에서도 구동된다.
성능 면에서도 파이어폭스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CNET이 IE와 파이어폭스, 크롬의 최신 버전을 평가할 결과, 뉴욕타임스 등 6개 웹페이지를 완전히 부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파이어폭스가 17.8초로 가장 짧았다. IE는 21.68초였고, 크롬은 26.22초였다. 메모리 사용량도 파이어폭스가 148메가비트로 IE(205메가비트)와 크롬(390메가비트)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메모리 사용량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프로그램의 활동 공간을 넓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보안면에서도 올 초 보안해킹 경연대회 PWN2OWN에서 크롬과 파이어폭스가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은 IE 천하…액티브X 때문=세계적으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IE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만 유독 IE의 점유율이 90% 이상일 정도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E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 프로그램을 이유로 꼽는다. 한 포털 업체 관계자는 “웹브라우저는 인터넷 서핑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 것을 써도 되지만 국내 대부분의 웹사이트는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IE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뱅킹이나 게임을 하는 데는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 다른 웹브라우저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액티브X는 또한 해커들이 악성코드를 유포시키는 온상으로 지목돼 대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액티브X 대체기술 확산 등을 골자로 하는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서명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사인’ 기술을 적극 보급하고 주요 웹 사이트를 대상으로 액티브X 대체기술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맹경환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