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일본 지진 피해액 최대 25조엔”

입력 2011-03-30 19:16

대지진 여파로 일본 경제가 입을 피해액이 최대 25조엔(약 333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1.3∼1.5% 감소하고, 2015년 이후 성장률은 1%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동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재산 피해액이 최소 16조엔에서 최대 25조엔으로 추정된다”며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피해 규모인 10조엔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생산설비 파손, 부품공급 차질, 전력난 등에 따른 손실로 올해 GDP는 1.3∼1.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피해복구 투자로 인한 성장률 제고효과(0.7∼1.1% 포인트)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GDP 성장률은 지진 피해가 없었을 때보다 0.4∼0.6% 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복구투자가 종료되는 2015년 이후 일본경제 성장률은 1%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이미 일본은 GDP의 200%가 넘는 정부 부채를 가지고 있어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해 있다”며 “피해복구 비용은 일본의 재정 부실화를 가속화시키고 해외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대지진 때문에 일본이 독과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품·소재 공급난이 장기화되면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이 전이될 우려가 크다. 특히 일본과 수직적 분업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경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달러 환율은 80∼82엔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피해복구를 위한 엔화 수요가 늘어 엔고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일본 정부의 개입과 중앙은행의 자금공급 등으로 80엔대에 머무를 것이란 설명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