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후폭풍] 유시민 “일방적으로 대통령 뭐라 하기 어렵다”
입력 2011-03-30 21:51
1. 정치논리에 춤추는 대형 개발사업
야권은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백지화된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한 편의 국민 기만쇼를 보는 것 같다”며 “신의를 저버린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고, 권위는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춘석 대변인은 “4대강에는 거짓이론을 동원하고 불법을 자행했던 정부가 이제 와 사업성을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고 비판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은 “정부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신공항 백지화 반발 땜빵용으로 사용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회창 대표는 “충청권에 공약한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대구·경북에) 떼어준다는 것은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어긴 데 이어 동남권 신공항까지 백지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정부는 무책임한 백지화를 함부로 입에 담기 전에 책임 있는 조치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타당성이 없다면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스스로 대국민 약속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분노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도 “정부가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 같고, 국책사업인 만큼 타당성 조사 등의 노력을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며 “대통령과 정부에 일방적으로 뭐라고 하기는 그렇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경남권 의원들이 신공항의 밀양 유치를, 부산권 의원들은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온 점을 의식한 듯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상수 대표는 “신공항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니 정치적 이유로 결정돼서는 안 되고, 경제적 이익과 효과를 종합해서 판단할 문제”라며 “정부가 고심 어린 결단을 한 것”이라고 정부 편을 들었다.
엄기영 김나래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