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주 LIG손보 검사 착수

입력 2011-03-30 18:54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 전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 피해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원이 LIG그룹의 주력계열사인 LIG손보에 대해 전격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30일 “원래 LIG손보에 대한 정기검사는 5월에 예정돼 있으나 최근 사태를 방치할 수 없어 시기를 당겨 다음주부터 검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주력계열사 LIG손보를 검사하려는 것은 LIG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금감원의 조사는 LIG그룹이 LIG건설의 부실을 ‘꼬리 자르기’ 식으로 방치하고 있어 그 피해가 시중은행들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결정할 때 LIG건설을 평가하지 않고 LIG그룹의 지원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모그룹이 이처럼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모른 척하면 건설사에 대출해 준 은행에 문제가 생기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8일 신동규 전국은행연합회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월례간담회를 열어 계열사 부실을 해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대기업 신규 여신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LIG건설이 서울 일부지역에 공사 중인 아파트 시공권 회수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LIG건설은 채권단과 논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특히 법정관리 신청 직전 40여억원의 CP를 발행해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