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소득 2만달러 컴백, 분배는 6년 뒷걸음
입력 2011-03-30 18:53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했지만 노동분배율은 6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경기호조가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까닭이다. 개인저축률도 1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30일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759달러로 2007년(2만1695달러) 이후 3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1인당 GNI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2008년 1만9296달러, 2009년 1만7193달러로 하락했으나 지난해 원화강세와 국내총생산(GDP) 상승 등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대비 6.2% 성장해 2002년 7.2% 이후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 등을 고려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NI도 전년보다 5.5% 증가해 2002년 7.5%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하지만 높아진 경제성장률에 비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게 줄었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중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전년 60.9%보다 1.7% 포인트 하락해 2004년(58.7%) 이후 가장 낮았다. 낙폭으로는 1974년 1.8% 포인트 하락 이후 36년 만에 가장 크다.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한 것은 노동자의 급여증가율이 기업의 이익증가율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에 돌아가는 몫을 의미하는 영업잉여 증가율은 전년대비 16.4%로 노동의 대가로 가계에 분배되는 급여인 피용자보수 증가율(6.9%)의 두 배가 넘었다.
즉 기업이 이익을 많이 쌓아놓고 있음에도 근로자에게 돌아갈 임금 인상 등에는 소홀히 한 셈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영업잉여와 피용자보수가 모두 증가하긴 했지만 영업잉여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커서 노동소득분배율이 전년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년도보다 1.8% 포인트 상승한 총 저축률과 달리 개인순저축률은 오히려 떨어져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는 늘어나면서 개인순저축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