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유통업계 “대부분 지진前 수입… 아직 문제 없어”
입력 2011-03-30 21:41
일본산 수입식품 14건 방사능 검출 파장
일본산 수입식품 14건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유통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일본산 제품들은 원전 사태 이전에 수입된 것이어서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현재 판매되는 일본산 가공식품은 모두 원전 사태 이전에 제조·수입돼 방사능 피폭 가능성이 없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추가 수입 계획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를 중단한 일본산 신선식품처럼 가공식품도 더 이상 팔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가공식품으로 소스류, 과자류, 주류 등을 팔고 있는데 앞으로 3개월치 정도가 비축된 상태”라며 “추가 물량 확보와 수입 시기는 일본의 원전 피해 복구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원전사고 이전에 확보한 제품을 모두 팔고 난 이후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장 일본산 제품 수입이 급한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다만 일본산 식품 비중이 워낙 적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1년에 2∼3번 부정기적으로 수입업자를 통해 일본산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주로 간장 된장 등 소스류, 청주 맥주 등 주류, 과자류 등이 수입된다. 일본산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가공식품 판매 및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일본산은 일종에 구색을 갖추기 위한 제품으로 취급된다.
유통업계는 현재 일본산 수입 전면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칫 불필요한 불안감만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2∼3개월 뒤 일본산 제품이 소진되는 시점에도 방사능 유출 상황이 심각하다면 수입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후쿠시마발 방사능이 일본 전역으로 퍼진다면 원전 피해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된 제품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산 가공식품은 유통기한이 길고 물량이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대책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