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특수천으로 원전 건물 밀폐 검토
입력 2011-03-30 21:41
‘특수천, 유조선, 로봇….’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위기 극복을 위해 꺼내든 회심의 카드다. 효과는 미지수다. 원전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원자로 붕괴 대비 총력전=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30일 원자로 건물 자체가 파괴된 1·3·4호기에 특수 코팅천으로 만든 가설 건물을 덧씌우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수천으로 건물을 밀폐할 경우 수소폭발의 위험성이 있다. 이런 탓에 필터가 붙은 환기설비를 설치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 1∼4호기 건물 안에 붙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터빈 건물 지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제거하기 위해 대형 유조선에 옮겨 담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원전 앞 해안에는 대형 유조선을 댈 수 있는 접안시설이 없고, 바닷물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 작업 인력의 안전이 우려된다.
원자로 건물 내부의 심각한 방사능 오염으로 작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무상 제공받은 로봇을 이용해 기자재를 원격 조종하는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은 활성탄 등의 흡착제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을 여과하는 새로운 처리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원전 부지 12만㎡ 중 8만㎡에 무인 특수 차량을 이용해 합성접착수지를 31일부터 살포키로 했다. 가쓰마타 쓰네히사 도쿄전력 회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에다노 장관도 6기 모두 폐쇄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 떨어진 제2원전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오후 5시48분부터 흰 연기가 20분가량 피어오르다 멈췄다. 도쿄전력은 원인을 조사 중이다.
◇원전 근해 오염 악화=도쿄전력은 “29일 원전 배출구로부터 남쪽으로 330m 떨어진 바닷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기준치의 3355배에 해당하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바닷물 검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5일 1250배, 27일 1850배에 이어 꾸준히 오염도가 증가하고 있다.
또 중국 환경부에 따르면 29일 검측 결과 산둥성, 톈진시, 베이징시, 허난성, 산시성, 닝샤후이주자치구에서 새로운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이 추가로 미량 검출됐다. 특히 안후이성과 광둥성 등 4곳에선 세슘134와 세슘137이 검출됐다. 원전에서 3000㎞ 떨어진 홍콩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한편 일본 전국에 산재한 54기의 원자력발전소에 10m급의 쓰나미가 밀려들 경우 전원을 상실해 원자로의 냉각 기능 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