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방사능 공포] “2호기 연료봉 절반 이상 손상 가능성”
입력 2011-03-30 18:44
일본 원자력 전문가들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2호기 연료봉의 절반 이상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안정적인 냉각을 위해선 1년 이상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1호기가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대지진 다음 날인 지난 12일 1호기에서 가장 먼저 수소폭발이 발생하면서 연료봉 노출시간이 가장 길었다는 데 주목했다고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노출 시간이 가장 긴 만큼 손상 비율이 가장 높다는 판단이다.
도쿄전력의 데이터로 볼 때 약 4m 길이의 1호기 연료봉 중 160∼165㎝가 수면에서 벗어나 공기 중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카하시 미노루 도쿄공업대 교수는 “1호기 연료봉은 상당부분 노출돼 마른 상태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원자로 내의 기압이 4∼5기압인 상태에서 수증기 온도가 한때 400도까지 올라가는 등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연료봉 냉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1호기 다음으로 손상 정도가 큰 것으로 지적된 원자로는 2호기다. 특히 니노카타 히사시 도쿄공업대 교수는 “연료봉의 절반 이상이 녹아내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녹은 연료는 응고해 압력용기 바닥에 쌓여 있거나 손상된 배관을 통해 흘러나가 주변을 고농도 오염 상태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3호기도 압력용기와 격납용기가 부분적으로 손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터빈 건물 지하 물웅덩이 표면의 방사능 수치가 2호기보다 높다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3호기 복수기의 경우 이미 물로 가득 차 있어 외부 배출 작업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한편 일본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시로야 세이지 위원은 “핵연료는 원자로의 운전이 정지돼도 열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며 “완전한 냉각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피터 라이언스 미국 에너지부 원자력에너지 담당 차관보도 “현재의 정보는 원전들이 사고로부터 느리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