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판 ‘휘슬괴담’… “특정고 출신 감독엔 유리… 계약만료 감독팀은 불이익”

입력 2011-03-30 18:13

프로농구의 축제 플레이오프가 심판의 오심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일부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심판 오심 논란을 넘어 심지어 승부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삼성은 지난 29일 전주 KC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대한 심판 설명회를 한국농구연맹(KBL)에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경기에서 삼성은 3쿼터까지 앞서다 4쿼터를 동점으로 마친 뒤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삼성은 심판 설명회에서 승부처였던 4쿼터와 1·2차 연장전에 집중적으로 나온 심판 판정을 문제삼고 있다.

심판 오심 논란은 또다른 6강 플레이오프인 원주 동부와 창원 LG 전에서도 불거졌다. 지난 25일 1차전 경기 초반 LG쪽으로 불리한 판정이 계속됐다고 판단한 강을준 감독은 2쿼터 중간 선수들을 코트밖으로 철수시켰다. LG 에이스 문태영은 승부처였던 4쿼터 종료 4분18초를 남기고 김주성과 함께 석연치 않은 더블 반칙을 당하며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1차전 이후 동부와 LG의 2·3차전에는 심판의 ‘보상 파울’이라는 희한한 말도 나왔다. 2차전에서는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연이어 5반칙 퇴장당하는 등 오히려 동부 선수들이 더 많은 파울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구기 종목에서 선수들간 몸이 가장 많이 부딪치는 농구의 특성 때문에 심판의 휘슬은 경기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꾸거나 다양한 오해를 낳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심판들이 특정 고교를 졸업한 감독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판정에 불만이 많은 LG와 삼성 감독은 이 고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이 뿐 아니다. 시즌 초에는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이 이끄는 팀이 심판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더 구체적으로 “심판들이 계약이 만료된 감독 중 특정 고교를 졸업하지 않은 감독들을 내몰려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런 소문이 사실이건 아니건 최근 농구의 흐름은 이런 소문의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다.

모규엽 기자